동굴과 터널사이 ep. 15
"위이이이 잉"
물 묻힌 롱패딩을
손 말리는 기계로 가져가서
손으로 툭툭 털어본다.
그리고 다시
세면대 물을 틀고
밝은 회색으로 변해버린
검은색 롱패딩에
물을 묻혀 비벼본다.
그리고 다시
"위이 이이이 잉"
그렇게 몇 번
반복한 후
화장실을 나와
대합실로 향한다.
추운 날씨 때문일까.
히터로 데워진
대합실 안은 따뜻했다.
이 늦은 시간에도
몇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 코로 냄새가 훅 들어왔다.
'윽, 역한 땀 냄새'
주변을 둘러봐도
다들 멀치감치
떨어져 앉아있었다.
이건
나한테서 나는 냄새였다.
조금 전
세면대 물 덕분에
패딩 색은 돌아왔지만
나의 냄새는 돌아오지 못했다.
‘아, 오늘 아침에도 향수를 뿌렸었지.’
그제야 기억이 났다.
아침 출근길엔
가볍게 향수를 뿌리고
출근하곤 했다는 걸.
다이소 알바할 땐
회사에서 입고 온 패딩을
다시 입고 일한다.
강추위 때문에
벗고 일할 수가 없었다.
나의 땀냄새를
눈치채기까지는
물류차 도착 후
딱 10분이 걸린다.
그 땀냄새를 맡으면서
‘너, 열심히 살고 있구나.’
그렇게 칭찬을
많이도 해줬었다.
그런데 오늘,
대합실에 앉아있는
나의 땀 냄새는
아침에 뿌린 향수처럼
향기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