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Tip. 원고를 쓰며 생각하면 좋을 부분)
투고를 하자마자 처음으로 연락을 주신 여러모로 감사한 출판사 대표님과의 통화를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또 다른 출판사 대표님께 태어나서 처음으로 '출판사 미팅' 제안을 받게 되었다. 제안을 받은 순간부터 일정을 잡기 위해 메일을 주고받던 순간, 집에서 미팅 장소로 출발하던 순간, 미팅 장소에서 기다리던 순간, 미팅을 마친 순간까지 어느 하나 안 떨리고 안 조심스러운 순간이 없었다.
출판사와 우리 집의 중간쯤에서 장소를 정하려다 보니, 미팅은 서울 중심의 어느 카페에서 이루어졌다. 늦을까 봐 서둘렀는데 오히려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며 두근대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잘 되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시간이 흘렀고, 드디어 생애 첫 출판사 미팅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게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기획안과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긴장감은 여전해도 서먹한 공기는 조금씩 누그러졌다. 원고에 대한 질문을 받아 대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많이 하게 되었고, 원고에 대한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비록 대표님과 나의 기획 방향과 원고 스타일이 달라 계약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해 볼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었다.
출간 Tip. 원고를 쓰며 생각하면 좋을 부분
1. 에세이를 쓸 때의 강약 조절
에세이는 에피소드와 생각/감정을 적절하게 섞어서 써야 한다. 에피소드에만 치중하면 단순한 일기가 되기 쉽고, 생각/감정에만 치중하면 공감받기 어려운 관념적 글이 되기 쉽다. 따라서 독자가 에피소드를 읽으며 충분히 저자의 상황에 공감한 후 생각이나 감정선을 따라오게 하는 게 중요하다. 또 저자가 에피소드를 통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사소한 에피소드라도 묵직한 메시지가 되어 독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
어렵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에세이를 쓸 때마다 잊지 않고 유념하기로 했다.
2. 책의 양에 대한 고민
대표님께서는 자신이 죽을 때까지 꾸준히 책을 낸다고 해도 낼 수 있는 책이 몇 십 권이 안 될 것 같다고 하시며, 때문에 투고를 받을 때마다 '우리 출판사에서 정말 내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고 하셨다.
그 말은 들었을 당시보다도 곱씹을수록 내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말 그렇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했을 때, 나도 죽을 때까지 꾸준히 쓴다 해도 실제적으로 쓸 수 있는 책이 그렇게 많진 않을 것 같다. 더불어 죽을 때까지 읽을 수 있는 책도 아주 많진 않을 것 같다.
아무 책이나 읽으면 안 되겠고, 진짜 쓰고 싶은 책부터 써야겠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의 첫 책은 일단 성공이라 여겨진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