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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파란 하늘이 또 운다
울보!
심심하면 눈물 보인다
엄마가 아침에 하늘 보며
'날씨 참 좋다' 하며
눈꼬리를 올리셨는데
'이게 뭐야!
비 맞은 생쥐 되게 생겼네.'
은별이는 교실 밖을
나가지도 못하고
마냥 소나기 퍼붓는
흙범벅이 된 운동장만 바라본다.
가방을 들었다가 놓았다가
교실 문을 나갔다가 들어왔다가
안절부절못하고
계단 위로 귀를 쫑긋 세운다.
'혹시 오빠가 오려나?
왔으면 좋으련만.'
의자에 앉아 눈을 지그시 감아버렸다.
똑똑똑
마음을 흔드는 맑은 소리
'분명히 오빠다!'
문 앞에 서 있는
오빠에게 달려가
포옥 안겨버렸다.
가슴이 두근두근
어떡하지
은별이는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네.
오빠가 내미는 손잡으며
소나기가 내일도 내렸으면
'은별아!
집에 가야지?'
오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