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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뻐요!
아침부터
머리는 헝클어지고
두 발은 저만치 가 있는데
은별이는 그림자 되어
뒤따라가네.
학교가 눈앞에 보이고
선생님은 늦게 오는 애들을
주먹 불끈 쥐고
두 눈에 힘 주시며
기다리는데
오늘만은 은별이를 기다리시네.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손에는 후끈후끈 열이 나고
어떻게 하면
선생님에게 혼나지 않고
교실로 갈 수 있으려나
고민 고민.
이크~
발이 꼬였다!
쭈르르 룩~
하얀 원피스는 찢기고
우윳빛 무릎에는
선홍빛 피가 흐르고
아픔도 잊은 채
일어나려다
그만......
너무 뛰었나 보다
은별이는 숨이 멈추는 것 같아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선생님이 부르는 소리도
희미하게 들려오는데
눈은 점점 감겨진다.
하얀 침대에 누워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이마가 불덩이다.
어제 소나기에
몸이 차가웠는데
넘어지기까지 했으니
마음도 몸도 가만있지를 않네.
손이 따뜻해진다.
오빠가 왔다 갔나?
오빠의 아카시아 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히네.
오빠가 왔었네!
파란 오빠도 은별이가
많이 좋았나 보다.
많이 눈물을 흘렸나 보다.
은별이를 보러 온
오빠의 마음이
오늘따라 더욱 예쁘다.
괜스레 눈물이 주르르~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