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 -
엄마, 엄마야!
어느덧
오빠의 발걸음이 느려지고
싸늘하게 옷깃을 스치는
은별이만 아는
엄마의 바람소리.
에구구
집에 다 와 버렸네
쿵쿵거리는 가슴을
잠재울 수가 없어라.
대문 두드리는
오빠의 손이
힘이 없어 보이네
은별이가 무겁긴 했나 보다.
엄마는 놀란 눈으로
"파란이 아냐?"
"네."
"은별이는 왜 그래?"
"은별이가 뛰다가 넘어졌어요."
"그래서......"
"내가 그렇게 얌전히 다니랬더니!"
"많이 안 다쳤니?"
"네, 조금요."
"파란이가 애썼구나. 고맙다!"
오빠는 머리만 긁적긁적.
오빠는 돌아가고
엄마에게 안겨
집으로 들어가고
혼날까 봐
자는 척 일어나지 않고
마루에 내려놓더니,
엄마의 차가운 오른손이
엉덩이를 찰싹!
"엄마야!"
"요것이 어디서 엄살을 부려?"
"엄마, 은별이 진짜로 아프다구!"
아픈 다리도 잊은 채
부리나케 방으로 달려가고
방문이 닫히고
'딸깍'
열리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