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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비가 내려와
오빠 등에 업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꽃비가 내려와
설레는 가슴 안고
파란 하늘 위로
두둥실 날아가고
산들바람 타며
붉은 가을 품에
작은 몸을 맡겨도 보고
두 팔을 벌려
엄마의 손길처럼
따뜻한 햇살에
눈을 지그시 감아보고
반듯하게 하늘 보며
눈인사하는
은행나무,
바람에 에취!
샛노란 잎을 날리며
별님이 되어
반짝거리며
한들한들 어깨춤을 추고
은행잎,
뭐가 그리 좋은지
빙그레 웃으며
"좋아해!" 말하며
수줍은 듯
뒷모습 보이네.
잠에서 깬 은별이
손을 뻗어
떨어지는 은행잎을
잡아버렸네.
오빠 등에서
꽃비 내리는
가을을 마음에
가득 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