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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앞에서
두근거리는 마음도
떨리는 손도
은별이를 멈추게 하지 못해.
이슬방울 속삭이는
이른 아침에 일어나
언니 몰래
샛노란 모자 들고
룰루랄라~
오빠를 보러 가네.
가을 하늘은
어쩜 이리 예쁠까?
바람도 차갑지 않아.
새들은 울지 않고
무지갯빛 노래를 부르네.
오빠를 보며
살짝 눈웃음 지으며
엉덩이를 살랑살랑.
히죽 웃으며
은별이 손을 간지럽히더니
꼭 잡고
시치미 떼며 걸어가네.
'오빠도 참!'
은별이도 좋아서
총총걸음으로 따라가네.
손에서 은은하게
풀꽃향기가 묻어 나와
코끝을 스치고 가네.
은별이는
팔짱을 끼며
배시시 웃으며
오빠를 보네.
'오빠야!
날씨 참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