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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송이
큰일이네
선생님의 구슬 목소리도
나비의 춤바람도
윤지의 수다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땡! 땡! 땡!
종소리만 은은하게
울려 노래가 되네.
교문에서 벗어나
골목에서 기웃기웃
아이 참,
키도 크면서
맨날 늦는단 말이야.
애꿎은 돌멩이만
뚝. 뚝.
떼구루루 멀리도 가네.
은별이 두 눈을
감싸 안는
푹신하고 따뜻한
손길.
간질간질 흩날리는
바람?
오빠의 손에는
코스모스 한들한들.
"은별이보다 예쁜가?"
"은별이가 더 예쁘지 않아?"
은별이 귀에
햇살 가득 머금은
코스모스 걸어주며
룰루랄라!
구름 위를 걸어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