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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 cheon Lee Mar 20. 2016

가을 소풍

- 28 -

               

가을 소풍


바람소리 

은별이 마음을 

빼앗아버려

사그락사그락 

낙엽 소리

두 발을 

사뿐사뿐 거리게 하네


엄마가 정성스레 

매만져 준 

예쁜 도시락 들고

룰루랄라!


오빠 손을 

살포시 잡고

둥둥둥 

뛰는 가슴 

쌔근쌔근 잠재우고

파란 하늘 너무 높아

폴짝폴짝 뛰어도

두둥실 구름은

잘도 흘러가네.


찬바람 불어도

울긋불긋 단풍잎은

고개 들고서

'내가 더 예쁘지!'

자랑하기 바쁘네.


호숫가에 

하늘이 웃음을 흘려도

파란 오빠의 

눈웃음만 못해,

은별이는 실실 웃으며

입꼬리는 고무줄놀이를 하네.


도시락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알 수가 없어

집에 갈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오빠에게

가까이 가지도 못해.


은별이 마음은 

'바보. 바보'만 외치고

부드러운 손만 

꼼지락꼼지락,

"은별아!

오빠 손에 뭐 묻었어?"

"아 아니,

오빠 손이 따뜻해서."

'에구 바보!'


해는 뉘엿뉘엿

집을 향해 가는데

'휴우' 한숨소리만

절로 나오네.


오늘도 

'오빠야~'만

불러보고 또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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