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4월은 新年

by 일본기업영업맨

4월 1일. 한국에선 만우절을 의식했던 날이지만, 일본은 꽤나 엄숙한 날이다. 신년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구정을 쇠지 않는 나라라 1월 1일에 새해를 크게 축하하지만, 회계연도며, 학사연도며 모든 게 4월부터 신년이 되기 때문에 입학식, 입사식, 인사이동 등이 4월 1일에 일제히 이뤄진다. 일본 곳곳이 분주하고 새로운 바람이 불어든다. 이제서야 2026년도 상반기가 시작되었다.


우리 회사에도 4월 1일부로 다른 지역 사무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동해왔다. 아침 9시부터 모두가 모여 한 사람 한 사람을 맞이했다. 출신도 제각각, 입사한 지역도 제각각, 경력도 제각각. 절대 나중에 기억나지 않을 이름들을 일단은 열심히 외워본다. 이곳은 처음이라 불안한 마음이 크다는 멘트가 곧잘 들렸다.


고객사도 조직개편이 있는지, 정례회의에선 당분간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서로 이해한다는 말을 주고 받았다. 같은 회사임에도 다른 부서가 어떤 이름으로 바뀌었는지, 누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는 없어서 메일을 보내면서 어느 부서의 누구라고 새롭게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 부서는 다른 부서랑 통합되면서 뉴new부서의 설명회가 있었다.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 건지, 어떻게 해나가면 좋을지 1시간 넘게 이어졌다. 당연히 윗사람들의 알 수 없는 야망과 몇 퍼센트의 탁상공론, 변혁과 개혁의 증거로 이뤄진 조직개편이라 많은 직원들이 혼란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매일의 업무에 갑자기 큰 타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던 두 부서가 합쳐지는 바람에 실적 합산에서도 혼란이 있었고, 새로운 마음가짐과 전략을 당부하는 말이 속 빈 강정처럼 느껴졌다.

26년 4월 1일 수요일. 한 주의 중간에서 해가 바뀐 오늘은 늘 그렇듯이 업무에 임하지만 Teams에 표시되는 부서명이 바뀐, 중대한 기점이다. 비가 오며 기온이 삐끗 떨어져버리긴 했어도, 겨울의 찬기운은 가신 공기 속 벚꽃이 피는 봄날에 신년이 시작됐다는 것, 이게 가장 거짓말 같은 4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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