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빛을 감사하며

옥상 위 붉은 노을 아래, 고요한 사색과 우주의 신비를 마주한 한 순간

by 살비

저 멀리 구름은 떠나가고,
그 자리에 붉은 빛이 번지는 시간대가 되면,
나는 따뜻해진 우리 집 옥상 바닥을 느끼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다.


점점 붉은 빛이 보랏빛에서 남색…
그리고 마침내 컴컴한 검정으로 바뀌면,

마치 내가 지구에 대롱대롱 매달린 채
우주에 떨어지지 않을까 상상하며
밤하늘의 점들을 기다린다.


습했던 공기는 어느새 상쾌해졌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사람들의 수다스러운 소리와
어딜 그리 바쁘게 가는지 모를

차들의 배기음 소리가
더 이상 나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다.


황홀한 붉은 빛을 감사하고 있다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나타난 암흑이
나를 두려움과 신비함에 초대하지만,

그곳에는 나의 먼 친구가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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