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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ing오킹 Apr 02. 2020

‘낯선 두려움’#6

분주했던 파리에서 비행기로 스페인에 도착했어요.


 공항 주변이라 아무것도 보이는 상황이지만 블로그에 쓰여있는 게이트를 확인하고 바르셀로나 중심지로 향 하는 버스를 탔죠. 이 밤에 길을 잃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버스에서 구글 키고 내리는 정류장까지 핸드폰으로 하차 개수를 지워가며 카탈루냐 광장까지 한눈팔지 않고 목적지에 내릴 수 있었어요.

 

낯선 풍경 낯선 공기, 도시는 생각보다 어둡고 한산해서 이곳에서 길을 잃으면 오늘 밤 길바닥에서 잘 수도 있겠구나 싶어 바짝 긴장했죠. 서울의 도심처럼 밝지도 않고 아무리 저녁이라고 하지만 뭔가 싸한 느낌에 걷는 사람들도 몇 없는 곳에서 소매치기라도 당할까 봐 핸드폰을 손목에 동동 감고 걷기 시작했어요. 길을 걷는 동안 담배라고 하기엔 뭔가 고약한 냄새(나중에 알았지만 마리화나 냄새라능......)가 났고 어둑한 골목에서는 누구라도 튀어나오면 흠짓 놀라게 되었어요...... 또 길바닥에 비둘기는 왜 이렇게 많은 걸까요.ㅜㅜ

숙소를 찾아가는 내내 구글맵을 켜고, 오르락내리락 몇 번을 했는지 몰라요.





평소 엄청난 길치임을 자랑하던 제가 초행길에 큰 캐리어를 들고 이 골목 저 골목으로 방황하면서 숙소 찾는데  도대체 어디에 붙어있는 건지 옛 건물들 사이에서 번지수를 찾아가며 가기에는 가로등도 제 담력도 그리 좋지 않던 상황이라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무슨 깡으로 이 밤에 도착하는 걸 잡았는지'....라는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죠. 머릿속은 점점 하해 지고 거리에서 걷던 사람들은 날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 같고 길바닥에서 울기전 도저히 자신 없어서 민박집주인분께 말씀드리니 대문 모양이며 문 여는 방법까지 사진으로 보내주셔서 겨우 찾을 수 있었죠. 그나마 첫 숙소로 민박을 잡은 것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숙소로 들어선 순간 검은 머리의 한국 아주머니를 만나니 이제야 안심이 되더라고요.


상상하던 건 분명 멋진 유럽의 밤 풍경이어야 하는데~ 이건 마치 뉴욕 할렘가에 있는 분위기랄까?

고약한 냄새까지 뭔가 첫 번째 여행지로써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되는 밤이었죠.


10시가 넘은 시간 짐을 풀고 있는데 옆 침대의 주인이 들어오더군요.

그냥 자기가 아쉬워 그녀의 여정을 물어보았고 둘 다 혼자고 허기진 상태라 용기 내어 다시 민박집 문을 나섰어요.


우리의 늦은 외출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는 다음 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breeze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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