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 차 탐구: 마음의 중심과 경계를 넘는 믿음 (마 15장)
예수님의 사역이 깊어질수록, 그분과 바리새인들 사이의 갈등의 골 역시 깊어집니다. 오늘 본문인 마태복음 15장은 ‘정결함’에 대한 논쟁으로 시작됩니다. 이 논쟁은 단순히 손을 씻고 안 씻고의 위생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두 개의 다른 종교, 두 개의 다른 신앙 체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사건입니다. 하나는 사람의 전통과 외적인 규칙에 근거한 종교이고,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말씀과 마음의 중심에 근거한 참된 신앙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신앙은 과연 어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지 함께 점검하기를 원합니다.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님께 나아와 따집니다. “당신의 제자들이 어찌하여 장로들의 전통을 범하나이까 떡 먹을 때에 손을 씻지 아니하나이다” (마 15:2).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닌, 사람이 만든 ‘장로들의 전통’을 기준으로 제자들을 정죄했습니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그들의 위선을 정면으로 찌릅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너희의 전통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범하느냐” (마 15:3). 예수님은 ‘고르반’이라는 당시의 전통을 예로 드십니다. ‘고르반’은 어떤 물건을 하나님께 드린다고 서원하면, 부모님을 공경해야 할 물질적 책임에서 면제받을 수 있었던 악습이었습니다.¹ 그들은 사람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네 부모를 공경하라” (마 15:4)는 하나님의 계명을 정면으로 어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사야의 말을 인용하여 그들을 책망하십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되 마음은 내게서 멀도다 사람의 계명으로 교훈을 삼아 가르치니 나를 헛되이 경배하는도다” (마 15:8-9).
그리고 예수님은 무리를 불러 가장 중요한 원리를 가르치십니다.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음식)이 아니라,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 즉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 씻지 않은 손으로 먹는 것은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느니라” (마 15:19-20). 참된 신앙은 외적인 정결함이 아니라, 마음의 정결함에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마음이 닫힌 종교 지도자들과의 논쟁 직후, 예수님은 이방 땅인 두로와 시돈 지방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거기서 한 가나안 여인을 만나십니다. 그녀는 유대인들이 멸시하던 이방인이요,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귀신 들린 딸을 고쳐달라고 예수님께 부르짖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반응은 냉정해 보입니다. 처음에는 침묵하시고, 다음에는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마 15:24)고 선을 그으십니다. 여인이 절하며 간청하자, 예수님은 더욱 충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마 15:26). 당시 유대인들이 이방인을 ‘개’에 비유하던 모욕적인 표현이었습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모욕감에 발길을 돌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놀라운 겸손과 지혜로 대답합니다.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하니” (마 15:27). 이것은 위대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저는 개와 같은 자격 없는 자임이 맞습니다. 그러나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은혜라도 좋으니, 제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라는 뜻입니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되, 예수님의 긍휼하심을 끝까지 붙드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 앞에 예수님은 감탄하시며 선포하십니다.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마 15:28).
마태복음 15장은 우리에게 두 종류의 사람을 보여줍니다. 바리새인들은 겉으로는 완벽한 종교인이었지만, 그들의 마음은 닫혀 있었고 전통에 묶여 있었습니다. 반면 가나안 여인은 신분도, 자격도 없는 이방인이었지만, 오직 예수님의 긍휼을 구하는 겸손하고도 끈질긴 믿음이 있었습니다. 왕이신 예수님은 전자를 책망하시고 후자의 믿음을 칭찬하시며 구원을 베푸십니다. 오늘 우리의 신앙을 돌아봅시다. 나의 신앙은 사람의 전통과 외적인 모습에 갇혀 있습니까, 아니면 모든 경계를 넘어 주님의 부스러기 은혜라도 구하는 살아있는 믿음입니까? 주님은 우리의 마음과 믿음을 보십니다.
각주:
¹ ‘고르반(Corban)’은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이라는 뜻의 히브리어다. 유대 장로들의 전통에 따르면, 어떤 재산을 ‘고르반’으로 선언하면, 비록 실제로 성전에 바치지 않았더라도 그 재산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 되어 부모를 부양하는 등의 인간적인 의무로부터 면제될 수 있었다. 예수님은 이를 위선적인 제도를 이용해 하나님의 계명을 교묘히 피해 가는 예로 지적하셨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나만의 전통’이나 ‘교회의 관습’은 없습니까? 그것이 혹시 하나님의 더 큰 뜻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봅시다.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는 말씀에 비추어 볼 때, 최근 나의 마음속에서 나를 더럽히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정직하게 나누어 봅시다.
가나안 여인의 끈질긴 믿음은 나에게 어떤 도전을 줍니까? 나는 기도 응답이 더디게 느껴질 때 쉽게 포기합니까, 아니면 ‘부스러기 은혜’라도 구하며 끝까지 주님께 매달립니까?
말씀으로 전통 점검하기: 이번 주, 내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신앙 습관이나 생각 하나를 정해, 그것이 과연 성경적인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점검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마음의 쓰레기 비우기: 매일 밤 잠들기 전, 하루 동안 내 마음속에 쌓였던 악한 생각, 미움, 음란, 거짓 등 ‘마음의 쓰레기’를 예수님의 보혈로 씻어달라고 구체적으로 회개하는 기도를 드리겠습니다.
끈질기게 기도하기: 오랫동안 기도해 왔지만 아직 응답받지 못한 기도 제목 한 가지를 정하고, 이번 주 가나안 여인의 마음으로 다시 한번 주님께 간절히 부르짖는 ‘특별 기도 시간’을 갖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