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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윤 Aug 29. 2016

재첩국


오늘은 마나님 따라 시장엘 간다

시금치, 당근에 닭 한 마리 담고

저녁상에 올릴 소주도 담는다


맛이야 있든 없든

마주 앉은 밥상엔 이야기가 가득하다


농지거리로 그녀가 웃고

그녀가 웃어 내가 좋으면

그렇게 의미 있는 하루가 된다


살아가는 게 괴롭고 힘들어도

서로가 술 석 잔이면 하다


날씬하던 허리가 굵어졌어도

애교 띤 웃음에 사족을 못 쓴다


그녀가 바라는 게

마음의 풍족함이라면

땅을 파서라도 그리 하고 싶다


내일도 마나님 따라 시장엘 간다

미처 먹어보지 못한

마나님표 재첩국 끓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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