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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윤 Aug 07. 2021

엄니의 추석

어린 시절 나의 추석은 

심심하였습니다


부엌과 광을 열심히 오가시던 엄니는 

내게 신경 쓸 새 없이 

머리에 쓴 수건이 날아갈 듯 

바빴습니다


잠을 못 이겨 하던 나는

한밤에 올리는 제상에서도 졸았습니다


그렇게 기다린 것은 제사 지내고 먹는 

곶감 덕분이었습니다



오늘 엄니는 

자식들이 해 온 음식 드시느라 

바쁩니다 


명절에나 얼굴 디미는 자식들

머 좋다고 얼굴에 미소가 가득합니다 


세월이 변해 

제사는 안 지내지만

헤어져 사는 자식들 소식 듣는 게

유일한 낙이 되셨습니다


다음 추석에도

모두 음식 싸서 

돌아오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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