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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윤 Apr 29. 2022

소박하게


내 꿈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찜질방 딸린 자그마한 황토집 짓고

당신과 알콩달콩 사는 겁니다


텃밭에 고추랑 호박이 익어가고

잠자리가 허수아비 모자 위에 앉을 때면

당신과 가을을 수확하는 겁니다


하루가 저물고

저녁밥 짓는 연기가 뒷산에 내려앉으면

툇마루에 앉아 당신과 추억을 얘기할 겁니다


인생은 시작도 끝도 없는 것

오늘 하루가 우리의 인생입니다


나이 들어 당신이나 나나

세상 떠날 때면

미련없이 눈 감을 수 있도록

아무것도 남겨두지 않겠습니다


내 꿈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당신과 해 저문 들판에 누워

당신의 별을 세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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