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검열
글을 쓰기 위한 도구쯤(?)으로 가볍게 시작했는데 이웃도 생기고 이웃의 글을 보며 마치 아는 사람처럼 느껴져 말도 걸어 보게 되고 그러다 소식이 안 올라오면 궁금도 했다.
'내 소식' 붉은 점을 볼 때마다 흐뭇해지고 또 찍힌 건 없는지 자꾸 확인하게 되고 메이고 메이다 이 구속에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러면 안 되지 하다가 또 좋은데 아무렴 어떤가 싶다가. 공감 가는 글에 더 힘주어 하트를 누르게 되니 하루의 모든 틈을 블로그가 꽉꽉 채워주고 있게 될 줄 1년 전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좋다. 취향이나 관심사가 비슷한 분을 만나면 응원하고 싶다. 친한 친구의 최근 이슈도 블로그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 조그만 사각형 기계 너머엔 나와 같은 사람이 있고 그들과 손쉽게 연결되는 이러한 소통이 즐겁다. 얼굴을 몰라도, 사는 곳이 달라도, 취향이 같으면 같다는 이유로, 다르면 다르다는 이유로 글을 통해 대화하고 마음을 나눈다.
글을 쓰는 도구였다면 일기장이면 된다. 그러나 일기장은 어떠한 대답도 해주지 못한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이유가 이걸로 됐는가? 그렇게 관심받고 싶냐고 물으며 자꾸만 나를 검열하는 나에게 충분한 답변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