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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리고 살리고 Jan 12. 2019

공주를 지나다

사소한 발견

휴게소에서 공주알밤 두 봉을 샀다. 갈변되지 않은 노랗고 단단한 공주알밤은 cj맛밤에 비해 신선한 맛이 있다. 아이들에게 한 봉씩 나눠주고 공주를 지나는데 '공주햇밤'이란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한 녀석이 '공주햇밤'이 뭐야? 라고 묻는다. "공주는 마을 이름이고 햇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딸내미 왈, "'오늘 나온' 이란 뜻 아니야? 오늘 나온 쌀을 '햅쌀'이라 하잖아."

"오늘 나온게 아니고 올 해 나온거야" 라고 말을 하려는데 아들 왈,


"야! 오늘 나온 밥은 '오뚜기밥'이야!"


헉, 미안하다......

매번 밥통에 누렇게 변한 밥을 먹이고, 밥통이 비어서 급할 때마다 전자렌지에 휘잉 돌려 쉽게 내줬던 그 밥. 갓 한 뜨끈뜨끈한 밥은 너에게 '엄마밥'이 아닌 '오뚜기밥'이었구나. 가끔 먹이는 맛밤의 갈변 따위, 뭣이 중헌디. 

웃긴데 울고싶은 기분. 미.안.하.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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