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씻는 아이를 씻게하는법
아들이 셋이다. 그러다 보니, 19년을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내면서, 마음가짐, 가치관 그리고 엄마의 역할이 진화(?) 하고 있는 것 같다. 진화라는 거창한 표현보다는 꾀가 풍부해진다.
5학년에서 중학교쯤이면, 다른 듯 비슷하게, 아이는 감정이 예민하고, 이유 없는 “NO”를 외친다.
이때를 “ 사춘기”라고들 설명한다. 그런데 나는 그 단어와 정해진 편견이 맘에 들지 않는다.
뭔가, 아이를 문제적 아이로 단정 짓고, 엄마인 나는 피해자가 되는 듯 고단한 시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세 아들은, 내 뱃속에서, 같은 아빠 씨앗으로 태어났지만, 다르다 확실히 다 세상에 하나뿐인 사람이다.
그래서, 세 아이 모두에게, 다른 세 명의 엄마역할을 해야 한다. 몸은 하나지만, 마음가짐, 태도, 말씨 또한 다르게 해내야 한다.
막내 하교가 “ NO”를 외치기 시작한다. 막둥이 NO타임은 서운함이 쪼끔 없지 않아 있다. 워낙 다정하고 워낙 따뜻하고 워낙 재미난 수다스러운 아들이라 그렇다.
“ 하교! 오늘 샤워하자!”
“NO!”
“하교! “ 밥 먹자!“
“NO!”
“하교, 우리 산책 갈까! “
역시 “NO!”
축구를 하고 들어와, 샤워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NO맨“ 의 입장표명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 나는 어제, 샤워를 했고, 나는 화요일에 샤워를 하는 요일이니, 오늘은 할 수 없고, 오늘 축구할 때 바람이 많이 불어서, 땀을 다 날려버렸으니 나는 오늘 샤워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러운 새끼~~!”
무표정 단호하게, 한마디 일침을 날렸다. 아주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고 섭섭을 뛰어넘어 ‘ 당신, 내 친엄마 맞나요?” 의문스러운 표정이다.
“와~~~~ 엄마 인성보소, 사람 완전 개무시, 와~~~ 어떻게 나를 그런 더러운 인간으로 한순간 만들어 버리다니… 와 개 빡 친 다!”
우리 모자의 대화는 참 상 스 럽 다.
하지만 이런 상 스런 대화가 통할수 있는 건, 나는 세 아이에게 아주 다정하게 립서비스와, 사랑고백에 아주아주 넘치게 오글거리게 관대하고 넉넉한 엄마다.
그래서 종종 아들과, 부딪칠 때, 180도 달라진 엄마의 말뽐새는 아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과 서러움이다. 이건 나만 알고 있는 충격요법이다.
수도 없이 품고, 아끼고, 귀하게 여기고, 존중하고, 그 어떤 모양새도 어여삐 바라본 엄마가, 나에게
“더러운 새끼” 란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쿵쿵 발소리를 내면서, 아이는 속옷을 챙겨, 샤워실로 직행한다. 뭔가 궁시렁 소리가 들린다. 곧 궁시렁은 흥얼거리는 소리로 바뀐다. 생각보다 샤워시간이 길다. 분명 개운할 터이다, 흠뻑 운동하고 들어와, 따뜻한 물에 몸을 맡기는 건 정말 피로가 싹 풀리지 않는가?
순간에 귀찮음과, 씻으라고 하는 엄마의 말 한마디가 간섭과 잔소리처럼 “NO맨”에게 싫었을 터다.
샤워를 끝내고,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면서, 달려와 안긴다. 금방이라도 철륜을 끊을 듯 타오르던 아들의 눈빛이, 내 뱃속으로 낳은 친아들 눈빛으로 돌아왔다.
“ 엄마! 미안해, 그냥 화가 나서 엄마마음을 아프게 했어. 근데 샤워하니까, 너무 너무 기분 좋아!
“ 와! 우리 하교 냄새 너무 향기롭다. 반짝반짝 어쩜 이리 조각미남이지~ 진정 이런 완벽한 미모의 아들을 내가 낳았단 말인가…
유치 찬란 모자의 고백과 용서와 유치 찬란 멜로가 우습지만, 이 순간은 아들의 삶의 따뜻한 거름이 될 것이다.
“ 하교야~ 요즘 하교도 모르게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이 올라오고, 하교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는 건 아주 괜찮은 증상(?) 이야. 하교가 멋진 남자가 되려고 지금 여러 감정을 배우는 중이야. 그래서 엄마는 고맙지. 참지 말고 화를 잘 내고 잘 다스리는 법을 배우는중이야,어느 때는 기분이 어려울 때 방문 닦고 혼자 있는 시간도 보내봐, 나름 혼자 있을 때 내 감정을 스스로 만지는 기분도 꽤 멋져!”
“그래! 엄마! 그럼 사춘기가 멋진 거네?
“ 그렇지? 하교말이 맞아! 사춘기는 멋진 시기야, 우리 잘 지내보자!
큰아이 사춘기 때, 이유 없이, 아이를 나무라고 죄책감들만큼 구박하던 그때의 경교엄마가 경교에게 참 미안하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들 그리고 경교엄마 인교엄마 하교엄마 그대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