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이 깨지는 순간(1)
캐나다 어학연수의 나의 주목표는 '다양한 경험'이었다.
영어도 영어지만 그보다 인생에서 당연하듯 정해진 루트를 벗어나고 싶었다.
현지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에 녹아들려면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마침 내가 머물던 시기에 문화 축제 봉사자를 뽑고 있어 자원했다.
내가 참여했던 축제는 Toronto Fringe Festival.
캐나다 최대 규모의 인디 공연예술 축제로 연극, 뮤지컬, 코미디, 즉흥극 등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
각국의 봉사자들과의 교류에 무료 공연 특혜까지. 안 할 이유가 없었다.
나는 총 6개 업무를 신청했고, 축제 현장을 갈 때마다 놀라운 경험을 했다.
물론 공연예술 축제의 자유로운 분위기도 재밌었지만, 진짜 놀라웠던 건 봉사자의 다양성이었다.
앞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 칠순은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나 같은 타국에서 온 아시아인까지.
연령도, 장애 여부도, 국적도 봉사 참여의 기준이 아니었다.
한국에서의 축제 봉사는 대학생들의 전유물 아닌가.
나도 모르게 연령이 높거나 장애를 지닌 사람들을 봉사의 대상으로만 여겨왔다는 걸, 그 순간 처음으로 깨달았다. 부끄러웠다. 그리고 동시에 부러웠다. 조건 없이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그 환경이.
축제는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암묵적인 합의를 의심조차 하지 않고 살았다니. 내 틀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캐나다, 참 잘 왔다 싶었다. 그리고 이런 순간들은 6개월 내내 계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