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웅
어려웠다. 그 이유를 꼽자면 파편으로 나뉘어 있었던 역사의식과 어깨너머 들었던 경제 용어가 뒤섞여서 그랬다. 오일쇼크라던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이던지 어디선가 들어보긴 했지만, 역사적인 맥락을 몰라서 사건별로 잘 조합이 안됐다. 지식의 부족함으로 시작했지만, 뒤섞이지 않았던 역사와 경제의 조합을 나름대로 잘 맞춰줬던 책이었다. 무엇보다 완독 했다는 뿌듯함이 컸다. 맥락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한 번 읽어서는 안 되고 필요한 부분을 계속 찾아서 읽어야 할 듯싶다.
우리가 지금 역사에 대해서 공부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현재와 미래를 대응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철저히 미국 중심으로 경제 패권이 형성된다는 점이 꽤 위협적이었다. 또 책을 읽고 보니 최근 주한미군, 방위비 등 미국으로부터의 압박이 결코 경제와 무관하지 않고, 또 엄밀히 말하면 석유 공급 주도권과도 떨어져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화와 반대로 국가주의로 흘러가는 엄중한 상황에서 미국과 뗄 수 없는 한국의 자주성은 또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을 남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