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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은채 Sep 22. 2023

부부사이에 중요한 건 방귀를 참는 게 아니다

진지하게 웃긴 얘기





가끔 연예인들 부부들이 티브이에 나와서 10년째 방귀를 트지 않았다. 라던지 신비감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신비감과는 거리가 조금 멀게 살고 있는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매 번 머릿속에 물음표가 생겼다.


‘불편해서 어떻게 살까……?’

‘그럼 신비감이 없으면 사랑도 옅어지나……?’

‘그렇다면 방귀가 결혼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이것 또한 개취(개인의 취향)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가 나름의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1. 독가스 살포가 아닌 이상 방귀를 뀌는 행위 자체는 문제가 없다.

2. 방귀를 뀌는 데에는 전후 의식이 매우 중요하다.

 1) 다소곳하게 곧 살포됨을 알리기, 혹은 ‘나 좀 뀌어도 돼?’ 마치 허락을 구하는 듯한 표정

 2) 예상치 못하게 폭죽 터지는 듯한 상황을 발생시켰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수줍게 놀라기

 3) 때와 장소는 가릴 것

 4) 위 사항을 모두 지킨다 해도 너무 잦은 간격으로 상황을 만들지는 말 것



방귀 때문에 애써도 보고, 화장실 냄새에 향수도 뿌리고 갖가지 노력을 해도 한방에 무너질 수 있다.




그건 바로 ‘변기 대 막힘 사건’





내 힘으로 도저히 뚫지 못한 변기는 그에게 SOS를 칠 수밖에 없었고, 신비감은 고사하고 기껏 참은 방귀마저 초라하게 만드는 상황에 민망함을 온몸으로 맞았다.


더 웃긴 건 막힌 변기를 다 뚫고 나서 그의 해냈다는 ’ 만족감 가득한 표정‘과 지금 이게 맞나 하면서 ‘여보 최고최고’를 외치는 내 모습이 있다.


신비감은 지키지 않는 건 그에게는 뜻밖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기회였다는 사실.



물론, 웃자고 하는 말이다.

그런데 사실이기도 하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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