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 말고 결혼주의자
어느덧 6개월 차에 접어든 뱃사람. 내 남편.
바다가 있는 이 소도시에는 인구도 적지만, 남편의 친구들 모두 외지로 떠나고 없다. 물론 남자들끼리 원래도 자주 만나 마음을 나누는 일은 적지만 멀리 친구를 보러 가는 모습을 종종 볼 때면 ‘친구가 많이 고팠나 보다.‘ 싶을 때가 있다.
우리 어머님 말씀으로는 컴퓨터를 사줬던 4학년 그때. 바로 그때부터 공부를 안 하고 게임에 빠졌다며 마흔이 다되어가는 아들을 볼 때마다 자주 말씀하시는데, 어머님께는 비밀이지만 남편은 나와 연애를 시작하고는 게임을 단박에 끊었었다.
두 아이를 낳고 나서도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은 없었는데(심지어 하지 말라고 얘기한 적은 없었음) 새삼스레 요즘 다른 게임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것은 바로 ‘한정상품 찾아내기’
그렇게 ‘먹태깡과 점보도시락 구하기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 게임에도 승률이 올라가는 팁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1. 우선 편의점 어플로 매일 재고조회를 한다.
2. 그렇게 입고 요일을 파악한다.
3. 편의점에 발품을 팔며, 입고 시간을 물어본다.(여기서 품절 사태가 일어나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음)
4. 다시 1번을 시작한 후, 입고 요일에 매장으로 전화를 건다.
5. ‘어플에 재고가 있다고 뜨는데 재고 있나요?’ 라며 반드시 문의 전화를 한다.
5번 과정이 정말 중요한 게 품절대란이 일어나면 매장들도 매대에 진열을 해놓지 않고 창고에 쌓아두는 걸 자주 목격했다. 실제로 남편은 문의 전화를 하고 방문했더니
“카운터에 오셔서 살짝 말씀해 주세요.”라는 답변을 자주 들었고, 무턱대고 재고만 보고 방문했던 나는 매 번 “물건 없습니다.”라는 대답만 들었다.
실제로 나는 게임을 정말 못 하는 사람 중 한 명이기도 하고, 워낙에 직접 부딪혀보자 주의라서 더욱 실패 확률이 높기도 한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승률이 올라간 남편은 그걸 취미생활처럼 즐기기 시작했고, 덕분에 나는 술안주 걱정은 안 했다.
서울 사는 시누나 멀리 사는 친구들 볼 때면 선물로 나눠주기도 하면서 뿌듯해했다.
요즘 점보도시락은 재고가 많이 풀리고 있어 취미생활 리스트에서 제외되고 있는 중이다.
생각보다 열정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남편의 엉뚱한 취미생활을 보고 있으면 귀엽기도 하다.
쓸데없는 짓 한다며 잔소리했던 나를 반성하며 가성비 좋은 취미를 응원해 본다.
다음 아이템은 무엇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