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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잠시만요

그녀의 용기가 많은 이들에게 닿기를

『널 보낼 용기』송지영

by 발자꾹
딸을 잃은 자살 사별자 엄마의 기록

부제가 너무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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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보낼 용기』

송지영 지음 푸른숲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책장을 열었다. 내게도 용기가 필요했다.


영원히 열일곱일 나의 딸에게


다시 멈췄다.


시작하기 너무 어렵다. 읽는 내내 통곡하며 꺼이꺼이 울었다.


엄마는 자신의 아픔을 토해내고 싶어서 쓴 글이 아니었다.


자신의 아픔을 내보이고 딸처럼 아파하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안아주려고 했다.



사람은 자신의 아픔을 애써 묻으려 한다.


상자에 꼭꼭 숨겨두고 열쇠로 잠가 두려고 한다.


그 상자를 여는 순간 고통이 너무 크기에 모르는 척 그런 적 없는 척하기 일쑤다.


하지만 그녀는 그 아팠던 날들, 그 순간들을 하나하나 헤집어서 보여준다.


글을 읽는데 그 순간이 떠올라 가슴을 부여잡아야 했다.


그런데 그녀는 기어코 열어서 자기 속을 다 내보인다.


그리고 누군가의 아픔을 끌어안고 같이 아파한다.


마음이, 정신이, 몸이 아픈 아이들이 너무 많다고 괴로워한다.


어느 누구도 그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 애달픈 마음으로 그녀는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갔나 보다.


어떻게 견뎠을까.



나도 아들을 잃을 뻔했다.

그날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해 가슴이 벌렁거린다.

다행히도 아들이 삶을 잡아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아들의 삶은 덜컹거린다.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지켜보고 밥 챙겨주는 일밖에 없다.

그럼에도 아들이 삶을 붙든 뒤에 나는 점점 일상을 찾아갔다.

감사한 마음도 잊혀 당연한 일이 되어 갔다.


송지영 작가의 글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녀를 만나면 꼭 안아주고 싶다.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깨워준 그녀에게 너무 미안하고 감사하다.



책 말미에 그녀가 딸에게 하는 이야기가 자양분이 되어 하루하루 힘을 내고 뚜벅뚜벅 걸어갔으면 좋겠다.


너는 엄마의 끝없는 슬픔이어서는 안 돼. 끝없이 번져가는 사랑이었으면 해. 어디서든, 너의 빛과 나의 빛이 서로를 향해 비출 수 있기를.
207쪽


많은 이들에게 그녀의 진심이 전달되어 아픔이 줄어들기를, 삶의 용기를 되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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