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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잠시만요

이런 선행학습은 꼭 필요해요!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판 깔아주는 흥 많은 할머니』

by 발자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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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유영숙 지음 미다스북스 『판 깔아주는 흥 많은 할머니』 최윤순 지음 미다스북스


나는 부모가 아이를 전담해서 키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 왔다. 육아와 보육은 젊은이들이 하기에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책임감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부부가 전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 내 생각을 고수하기 어려워졌다. 맞벌이가 대세인 데다 여전히 정부나 지자체에서 내놓는 정책은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그럼에도 나는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이 그제야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얼마 전 브런치 글벗이신 유미래 작가와 댓글로 얘기하다 생각이 바뀌었다. 황혼 육아는 너무 힘든 일이라고 걱정하는 내게 작가님은 말했다.


“손주를 보면 너무 예뻐서 안 봐줄 수가 없을 걸요?”

나는 그저 내 아이의 아이를 의무적으로 본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손주가 예뻐서 자꾸 보고 싶다는 말이 나를 흔들었다.


그런 유미래 작가님이 올여름 당신의 육아 경험이 담긴 책을 출간했다.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초등학교 선생님의 지혜가 오롯이 담긴 지혜로운 육아서였다. 주말마다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함께 노는 이야기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다. 그 안에는 손주 사랑은 물론이고 아들과 며느리에 대한 사랑도 녹아 있어서 많이 부러웠다. 예전엔 그런 시어머니가 부럽기만 했는데, 내가 언젠가 그런 시어머니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부러움이 좀 가셨다.


민들레꽃을 좋아하는 손주를 위해 아파트 정원에 핀 하얀 민들레 싹을 베란다에 옮겨 심고 노심초사하며 꽃 피기를 기다리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죽을 것 같던 민들레가 몇 번의 고비를 넘기고 새해가 되면서 안쪽에서 잎이 여러 장 올라왔다. 베란다가 추울 것 같아 화분을 거실에 들여놓았는데 잘 자라고 있다. 연우에게 기쁨을 주고 싶은데 제발 가운데서 민들레 꽃대가 올라오길 바란다.
-209쪽


얼마 전 유미래 작가님이 또 다른 할머니 육아서를 추천해 주셨다. 『판 깔아주는 흥 많은 할머니』. 최윤순 작가님이 큰 딸과 작은 딸 집을 오가며 다섯 손주를 돌본 이야기다. 최윤순 작가님도 선생님이었는데 혼자 오롯이 육아를 전담했던 예전의 어려움을 떠올리고 선뜻 딸들에게 손을 보내주신 거다. 최윤순 작가님은 흥이 많다. 손주와 아파트 음악회에 나가고 연말이나 명절이면 가족 장기자랑의 판을 깔아주신다.


언젠가는 아이들의 실력은 자꾸 올라가고, 어른들의 실력은 줄어들어서 그들의 잔치가 될 것이다. 언제나 환대할 결심을 하는 할머니! 아이들이 말 한마디와 행동에 웃음꽃이 만발한다. 신나는 할머니는 내년에는 무얼 할까? 벌써 아이들과 머리를 맞대며 기획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212쪽


물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손주들과 부대끼며 힘들었던 일들도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 속에서 계속 깨달음을 얻는다고 했다. 자신의 경험을 내세우지 않고 놀이터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기꺼이 배운다. 바쁜 와중에도 끊임없이 도전한다. 피아노를 배우고 독립출판으로 책을 만들기도 했다.



유미래 작가님의 책에는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육아를 담당하는 이들이 알아야 할 정보가 빼곡하다. 또 최윤순 작가님의 책에는 유치원생은 물론이고 사춘기를 맞이하는 손주와 대화하는 모습까지 빼곡히 담겨있다. 두 분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때론 묵묵히 바라보고 기다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닫는다.


아직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선행학습을 마쳤다. 언젠가 내게도 그런 기회가 올 수도 있다. 그때가 와도 이젠 그렇게 두렵지 않을 것 같다. 선배 작가님들이 아낌없이 내어준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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