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잠시만요

감사합니다
천천히 다시 시작합니다

by 발자꾹

벌써 새해 두 번째 날입니다.

푸른 뱀의 해가 가고 붉은 말의 해가 왔다고 하지요.

말의 기운을 받아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달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쉽지 않네요.


제가 지난 연말에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오랫동안 아프던 조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미 예고된 이별이었는데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참 많이 울었습니다.

글도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다 묻어버리고 한동안 숨어버릴까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운다고 돌아오지 않는데…

내가 울면 잘 쉬지 못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웃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멈칫거리곤 합니다.

전처럼 쉼 없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제 앞엔 지난 12월부터 날아든 반가운 작가님들의 소중한 작품들이 하나둘씩 쌓이고 있습니다.

당분간 작가님들의 귀한 책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천천히 읽어 나갈게요. 서평이나 독후감을 남기겠다고 단언하지도 않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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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벌레 작가님의 『서툰 아빠의 마음공부』는 남편에게 선물로 주려고 산 책이었어요. 그러다 포도송이 작가님의 강력 추천으로 펼쳐 들었죠. 아빠는 육아의 보조자가 아니더군요. 아빠와 아들 사이의 미묘하고, 때로는 직설적인 대화가 우리 집 남자들을 생각하게 했어요. 게다가 책 속의 책과 영화 이야기는 제 생각을 더 깊게 만들어주었어요.


유랑선생 작가님의 『평범한 말들의 편 가르기, 차별의 말들』을 읽으면서 계속 저를 돌아보았어요.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꿈꾼다고 말하고 다니면서도, 저도 모르게 차별하는 말들을 내뱉곤 했더군요. 참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사실을 마주해야 저를 바꿔나갈 수 있으니까요.


지담 작가님의 『관계의 발작과 경련』은 제목부터 저를 끌어당겼지요. 책을 펴자마자 ‘불안’이란 단어가 내리꽂히더군요. 어려서부터 불안이 내재화된 제 마음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늘 그렇듯, 지담 작가님은 솔직 담백하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보여주면서 저를 흔들어 놓았습니다.


채수아 작가님의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이제 겨우 첫 번째 이야기 ‘사랑의 의미’를 읽었습니다. 소위 작가님도 그러시더니, 채수아 작가님이 말하는 사랑의 의미는 제 마음을 참 많이 어릿하게 만들었습니다. 수녀가 되려던 분들은 역시 다르시더군요. 시어머니 이야기로 툴툴거렸던 지난 세월이 떠올라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모카레몬 작가님의 『엄마의 유산: 너, 살아있니?』. 따뜻하고 사려 깊은 모카레몬 작가님이 아이를 품었다가 잃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저도 많이 아팠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오랫동안 나눠주셨으니 그 마음이 엄마 마음이겠죠. 방혜린 작가님대마왕 작가님, 빛작 작가님 그리고 아직 필명과 본명을 헤아리지 못한 두 분의 작가님들이 함께 전하는 뜨거운 마음을 언젠가 함께 느끼고 싶네요. 아직 한 글자도 읽지 못했지만요.


아헤브 작가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만난 『안녕한 만남』. 솔직히 이유신 작가님은 아직 잘 모릅니다. 책날개에 소개된 그대로 휠체어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 여리지만 단단한 사람,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밖에는요. 유명 배우들의 추천사보다 아헤브 작가님의 추천이 제게는 더 깊게 다가옵니다. 천천히 책을 읽고 작가님을 알게 될 시간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아주 가까운 미래에 저를 만나러 올 작품들이 있습니다. 배대웅 작가님의 『연구소의 승리』김지수 작가님의 『나의 사전연명의향서』. 두 분 작가님의 글도 저를 안팎으로 많이 키워주시겠지요. 그리고 아직은 알지 못하지만 더 많은 책들이 다가오겠지요.


당분간 연재 글만 쓰기에도 벅찰 것 같습니다. 찬찬히 읽어가겠습니다.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위로를 받으면 더 빨리 일상으로 돌아올 수도 있겠지요.


2025년 우리 모두가 불안하게 시작했던 한 해도 글을 쓰며 작가님들과 소통하며 잘 헤쳐 나갔습니다. 2026년 새해를 슬프게 시작하지만, 작가님들과 아픈 일, 즐거운 일, 기쁜 일, 슬픈 일 나누며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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