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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자꾹 Jul 22. 2024

여러분의 수면은 안녕하신가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Why We Sleep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Why We Sleep   수면과 꿈의 과학  매슈 워커 지음 / 이한음 옮김 / 열린책들




지난주에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는지? 굳이 카페인이 없이도, 자명종이 없이도 맑은 기분으로 깨어난 적이 언제인지 떠올릴 수 있는지? 이 질문 중 어느 하나에라도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모든 선진국을 통틀어서 성인 중 3분의 2는 하룻밤 권장 수면 시간인 여덟 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다. 
1부 1장 잠이 들다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 매슈 워커는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수면 부족 현상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다양한 처방을 내린다. 그의 첫 번째 저서인 이 책에서는 잠은 무엇이며 잠을 자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 잠들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안내한다.  

   

1부 잠은 무엇일까
2부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3부 우리는 어떻게, 왜 꿈을 꾸는 걸까
4부 수면제에서 변모한 사회까지   

            

나는 2023년 가을 학기에 사이버 대학에서 “브레인 푸드”라는 과목을 수강하면서 교수님의 소개로 이 책을 읽었다. 당시 나는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가까스로 잠이 들어도 새벽에 두세 번씩은 깨고, 다시 잠들 때까지 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때로 밤잠이 너무 부족해 낮에 졸기라도 하면 다시 밤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해 지쳐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느낀 것을 한 마디로 하면,  

  

"수면은 축복이다." 


하지만 아무것 안 하고 누워있는 그 시간이 아깝다는 사람도 많다. 수면이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기 때문이다. 죽을 만큼 아프기 전에는 나도 그랬다. 어느 날 갑자기, 갱년기의 서러움과 함께 찾아온 불면. 밤에 잠들기 어려운데 자다 깨 보면 새벽 한 시. 두 시. 세 시. ‘낮에 자려나’ 희망사항일 뿐. 두 눈은 말똥말똥. 그러기를 보름. 온몸의 살이 빠져나가는 것 같고 기운이 사라져다. 

     

피부에선 무언가 조그만 부스럼들이 아우성쳤다. 접촉성피부염.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날 괴롭히는 녀석들. 졸리다는 피부과 약을 먹어도 피부도 몸 전체도 잘 낫지 않았다. 한의원에 가서 침도 맞았다. 역시 바로 좋아지지는 않았다. 밤만 되면 또 ‘못 자면 어쩌지’ 걱정이 밀려왔다. 걱정과 두려움이 나를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한여름이 가을에 밀려 바람 끝에 찬 기운이 묻어날 때가 되어서야 몸이 나아지면서 잠도 조금씩 더 자게 되었다.  

   

꿈을 꾸면 나쁜 건 줄 알았다 아니 잠을 못 잔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깊은 잠 얕은 잠 꿈꾸는 잠 모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깊은 수면은 낮 동안 힘들었던 일들을 누그러뜨릴 수 있게 편안히 해주고 기억력도 좋게 해 준다. 자고 나면 시험을 잘 본다는 말이 사실이다. 얕은 수면은 우리가 몸으로 익힌 기술을 잊지 않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꿈꾸는 수면, 요즘 말로 렘수면은 결정적인 일을 한다고 할 수도 있다. 억눌렸던 감정을 새롭게 경험한다. 야하거나 폭력적인 꿈을 꾸면 걱정되고 놀라 말하기 부끄러워지지만 그러기에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는 거다. 두려움과 떼어놓을 수 없는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논리적인 판단을 하는 전두엽은 거의 작동을 하지 않아 평상시와 다른 나, 다른 생각, 행동을 꿈에서 보게 된다. 또한 우리가 그리 좋아하는 창의력도 렘수면을 통해 그렇게 발달한다. 프랑켄슈타인이나 비틀스의 노래들, 얼마 전 읽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도 꿈속에서 글의 모티브를 잡았다고 한다.     


산업화 시대에 더 일하고 더 많이 버는 것을 목적으로 살아온 많은 사람이 몸을 소진하면서 온갖 병에 걸리고 치료하느라 많은 돈을 쓴다. 잠만 잘 자도 미리 막을 수 있는 아픔이 많다. 잠을 잘 자면 우리가 익히 아는 당뇨, 고혈압, 심근 경색, 심지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잠만 잘 자도 우리 몸에 좋은 호르몬이 나오고 혈관 청소도 해준다. 그러니 잠을 자는 일은 이제 그저 하루의 피로를 풀기 위해, 아니면 다음 날 일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 위해 꼭 해야 하는 것이다. 

     

잠을 잘 자려면 우선 수면 시간표를 만들어야 한다. 내 몸이 인식하도록 최대한 일정한 시간에 잠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매일 적당한 양의 운동을 하고 니코틴은 물론 카페인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카페인은 수면제만큼이나 잠을 자는 데 방해 작용을 하고 우리 뇌를 쉬지 못하게 한다. 알코올도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잠을 잘 푹 자는 게 아니라 몸이 마취 상태로 있는 것과 같다고 한다. 깜빡 속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따끈한 물로 샤워하고 긴장을 풀어준다. 침실은 어둡게 하고 스마트 기기는 되도록 멀리해야 한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내 몸은 소중하니까 해볼 만하다.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나는 이제 날마다 노력한다. 커피는 그 향에 이미 취해 있기에 거를 수는 없다. 대신 아침에 한 잔 정도 마시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것도 숭늉이라 할 정도로 물을 흥건하게. 술도 잘 마시지 않는다. 소화기가 약해진 탓도 있지만 술을 마시고 자는 건 수면제를 먹고 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하니 말이다. 몸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면 사는 재미가 없을 거로 생각할 수도 있다. 햇볕을 충분히 쐬면서 산책하기, 자전거 타고 장보기, 요가로 개운하게 땀 흘리기 등등. 몸을 움직이는 새로운 재미를 찾으면 된다. 몸은 내 노력을 가상히 여긴다. 참 정직하다.  

    

물론 낮 동안 최대한 움직이고 요가와 명상으로 나를 다독여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있다. 그렇지만 이제는 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보내지는 않는다. 잠이 오지 않으면 머릿속을 비우려고 노력한다. 잠자리에 누워서  온몸을 최대한 이완하고 천천히 호흡하거나 숫자를 거꾸로 세어본다. 그래도 안 되면 수면 명상을 작게 틀어놓고 눈을 감고 있으면 어느새 잠이 든다.

      

중요한 것은 조바심을 내지 않는 거다. 새벽에 잠이 깰 때도 있다. 때론 다시 잠들고 때론 잠을 못 잔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려 한다.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 나이가 들어가니 아무리 노력해도 젊은 시절처럼 잠을 자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내가 있어야 세상이 있고 내가 즐거워야 세상도 즐거우니까. 어느새 잘 시간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 있어도 자는 시간은 지키려 한다. 이제 자는 시간이라는 걸 내 몸이 알 수 있도록 말이다.   


       


부록: 건강한 수면을 위한 열두 가지 비결


수면 시간표를 지켜라.

운동은 좋지만, 너무 늦게 하지는 말라.

카페인과 니코틴을 피하라.

잠자러 가기 전에는 알코올 함유 음료를 피하라.

밤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말라.

가능하다면, 잠을 못 이루게 하거나 설치게 하는 약을 피하라.

오후 3시 이후에는 낮잠을 자지 말자.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긴장을 풀어라.

잠자러 가기 전에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라.

침실을 어둡게 하고, 차갑게 하고, 침실에서 전자 기기를 치워라.

적절히 햇빛을 쬐어라.

말똥말똥하다면 잠자리에 누워 있지 말라.   

  


* 내게 이 책은 큰 선물이었다. 불면으로 괴로워하거나, 반대로 쪽잠만 자고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책을 읽고 나서 비법은 없었다고, 다 아는 이야기에 속았다고 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진짜 비결은 이 열두 가지를 실천하는 것이다. 당신은 얼마나 많이 실천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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