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우체국에서 책을 보냈어. 짧은 손 편지도 함께. 잘 받아보기를. 사서함까지는 내일 도착한다는데, 네가 언제 받게 될지는 모르겠다. 빨리 받아서 읽으면 좋겠다.
어제도 오늘도 무척 덥더라. 이렇게 더운데 화생방훈련을 하려면 힘들겠다. 그래도 울 아들은 잘 해낼 거야. 엄마가 늘 응원하고 있어.
하루하루 더워지니까 자꾸 걱정된다. 올해는 그래도 견딜 만큼 더웠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어. 날마다 초를 켜면서 바라고 또 바라고……. 교회도 절도 성당도 다니지 않으니, 널 믿는 맘으로 간절히 또 간절히 기도하고 있어. 어떤 분이든 들어주지 않을까?
이제부턴 가능한 자기 전에 편지를 쓸까 해. 하루 종일 있었던 일도 정리하고,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그러면 좋지 않을까? 사실은 오늘은 오전에 너한테 책을 보내면서 편지를 쓰느라 낮에 편지를 쓰지 못했거든. 그런데 문득 이렇게 밤에 또는 저녁에 편지를 쓰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너는 이미 잠들었겠구나. 누난 이번 주에 알바 대타 뛰느라 오늘도 내일도 같은 시간에 나가게 되었어. 누나 기다리면서... 널 생각하면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옛날에, 옛날이라니까 좀 우습긴 한데 네 아빠한테 위문편지 쓸 때가 벌써 30년 전이네. 엄마가 스물한 살이었으니까 정확히 30년 되었다. 그때는 한 달에 한 번씩 우리 선배님이 힘들 텐데, 위문편지로 위로라도 해주면 나지 않을까 싶어서 온갖 재롱을 떨며 편지를 썼었는데…. 어느새 우리 아들이 커서 군인 아저씨? 군인 형아?가 되었네. 아직도 실감이 안 나. 사진 속에서 군복을 입고 경례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서도 말이야. 혼자 찍은 사진은 더 의젓하고 멋져 보여.
누나가 왔다.
벌써 11시 30분이네. 엄마도 이제 정리하고 자야겠다. 내일도 잘 지내자.
2019년 6월 24일
입소 14일째
-엄마가-
*표지 그림은 아들이 보낸 사진을 보고 딸아이가 그려준 아들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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