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까먹었네. 미안해.

by 발자꾹


너무 늦어서 하루가 지나가 버렸어. 열두 시가 지나버려서 25일엔 편지를 못 썼네. 그러고 보니 6월 25일이었네. 훈련소에서 무슨 행사 같은 거라도 하지 않니? 아니면 교육이라도. 우리 학교 다닐 땐 6월 25일이면 포스터, 표어 엄청나게 그리고 썼는데. 도깨비같이 생긴 북한 사람들 그리고선 무찌르자……. 서로 죽고 죽이는 거 너무 마음이 아파. 어서 평화가 무르익고 통일이 되면 좋겠다.


이젠 날씨가 덥다고 하기보다 한여름 더위처럼 무덥게 느껴져. 다행히 습도는 그리 높지 않아서 그늘에 가면 시원하긴 한데 햇볕 아래는 너무 뜨거워. 오늘 훈련은 어땠니?


오늘은 더 캠프에 새로운 사진이 올라왔더라. 내무반 그곳이 네가 생활하는 곳이겠지? 지난번보다는 다들 얼굴이 좀 더 편안해 보였어.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일까?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는 너를 보면 벌써 적응이 다 된 것 같아. 그치만 많이 힘들겠지? 그래도 웃는 얼굴 보여줘서 고마워. 힘들면 힘들다 해. 너무 참아도 안 되는 거 알지?


너무 늦어서 아빠는 잠들었고, 엄마는 이제 눈이 자꾸 감긴다. 알바 다녀온 누나만 말똥말똥해 보인다. 누나가 말을 들을지 모르지만, 어서 자자고 했어. 엄마는 자야겠다.

꿈꾸지 말고 편안하게 푸욱 잘 자렴.


2019년 6월 26일 0시 23분

입소 16일째


사랑하는 엄마가...


KakaoTalk_20240830_212041504_01.jpg 아들이 보내온 내무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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