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비가 올 때는 좀 습해도 바람 불면 시원했는데, 오늘은 꽤 덥더라. 이제 7월이라 진짜 한여름이 되는 건가 봐. 울 아들은 어땠을까? 오늘 훈련은 고되지 않았어? 행군은 언제 하는 거야? 행군과 사격이 이번 주 주요 훈련이던데. 그곳은 비가 많이 왔을까? 땅은 다 말랐을까? 어엿한 군인 아저씨를 너무 많이 걱정하는 걸까? 엄마는 걱정쟁이잖아. 너두 알지? 그래도 지난주엔 네 목소리 두 번 들어서 그런지 잠도 잘 자고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어. 요 며칠은 다시 뜨개질에 매진하느라 공부를 좀 게을리하고 있어. ㅋㅋ
오늘은 누나랑 ‘요한 음악사’ 다녀왔어. 누나가 음반을 주문했나 봐. 동사무소에 망가진 헤어드라이어 가져다 놓고, EM 용액 얻어 왔어. 누나가 쓰던 드라이기가 망가져서 네 것 쓰라고 했어. 괜찮지? 내가 사주긴 했지만 네 드라이기 참 괜찮더라. 작지만 아주 쓸모가 있어. 나도 담에 그런 걸로 장만해야겠어. 암튼 집에 오면 누나랑 사이좋게 쓰도록 해.
30분이나 걸었을까? 땀이 비처럼 쏟아졌어. 이젠 진짜 진짜 여름이구나 싶었어. 그러다 네 생각이 났지. 얼마나 더울까. 울 아들은 땀띠도 잘 나는데 땀띠냐면 어쩌나? 땀띠 분은 있을까? 그렇게 시작해서 우리나라 국군 장병들 참 대단하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
아빠가 복무할 때보다는 여러모로 많이 좋아졌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더운데 다들 애쓰고 있잖아. 또 겨울이 오면 추운데도 불침번 선다고 얼마나 고생할까? 군대 다녀온 사람들한테 우대를 해주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점점 기울어진다. 남들 군대 다녀온다고 할 때는 잘 몰랐는데, 네가 훈련을 받고 있으니까 그냥 지나쳤던 일들이 얼마나 대견하고 또 대단하다는 것을 알겠어.
오늘도 쿨쿨 잘 잤으면 좋겠어. 이번 주엔 불침번을 어떻게 서려나? 한밤중이나 새벽에 곤히 자다가 일어나려면 얼마나 짜증이 나고 힘들까? 그래도 다 같이 서로 위로하면서 잘하고 있으리라 믿어. 너 입대하고 벌써 세 번이나 교육생들이 입소했겠네. 울 아들이 어느새 고참 느낌이 나려나? 서로 만날 일은 없는 거야? 그것도 갑자기 궁금해지네.
아빠는 이번 주 토요일에 ‘보세사’ 시험 보거든. 막바지 시험공부하느라 여념이 없어. 졸음을 참고 기출문제를 풀고 계셔. 울 아들은 잘 자고 내일 훈련 잘 받기를 바랄게.
2019년 7월 1일 밤 11시 29분에
입소 21일째
*엄마의 뽀글이 머리는 날씨 덕에 며칠 만에 바로 똥머리로 바뀌었습니다. 날씬한 따님은 통통이가 되어버렸네요. 미안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