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었을까?

by 발자꾹


방금 10시가 지났네. 울 아들은 잠자리에 들었겠구나. 오늘도 새벽부터 훈련받느라 애썼다. 어느새 장마가 지나간 건지 잠시 쉬어가는 건지 다시 해가 쨍쨍 이야. 낮에는 벌써부터 바닥이 후끈후끈 너무너무 뜨거운데, 그늘에 있으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서 견딜만해. 훈련소와 그 주변은 어떤지……. 오늘 밤에는 거실에 바람이 들어와서 그다지 덥지 않아. 이번 주에는 행군 훈련이 있다는데, 엄마가 있는 곳은 시원해서 너한테 미안할 정도야.


오늘 낮에는 세 번째로 사진이 올라왔어. 점점 더 의젓해 보여. 반갑고 기쁘고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더라. 그러면서도 속으로 또 생각해. 군화가 얼마나 답답할까? 모자 속의 머리는 또 얼마나 더울까? 머리는 많이 자랐을까? 통화할 때마다 투덜대지 않고 의젓한 목소리를 들려주는 네가 많이 고마워. 그치만 너무 힘들면 힘들다고 말해버려. 엄마는 언제나 널 응원하니까. 군대의 ㄱ도 모르는 엄마는 그냥 네 말을 듣는 것밖에 못하지만, 그래도 들어줄 수는 있어.


엄마랑 같이 책 모임 하는 빈스토리 사장님 아들(그 녀석도 너랑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야. 네 1년 선배)이 공익근무를 하다가 8월 1일부터 4주간 훈련받는대. 한 달이나 얼굴 못 본다고 얼마나 징징대던지……. 누구 앞에서 주름잡냐고 엄마가 한 소리 해줬지. 엄마들은 다 똑같아. 크크


PX는 가봤니? 엄마는 엄청 궁금해? 필요한 것들은 있니? 달팽이 크림도 있어? 흐흐흐 울 아들 덕에 훈련소에도 가보고 훈련소에 있는 성당, 교회, 법당도 다 가보고, 또 PX도 가보는구나. 기대하고 있겠어. 근데 선크림이랑 알로에는 남아있니? 수료식 때 가져갈 수 있는지 알아보고 전화로 알려줘.


오늘도 푸욱 주무시고 내일도 활기차게 일어나서 무사히 훈련 잘 마치기를 바랄게.


사랑해.

잘 자.

2019년 7월 2일 화요일 밤 10시 29분에

입소 22일째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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