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두 개의 별이 있다. 첫 번째 별은 빛나는 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큰 아들이다. 두 번째 별은 빛나는 도움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의 둘째 아들이다.
타로의 17번 카드는 소확행, 희망, 함께 빛나는 존재를 의미한다고 한다. 내 아이들은 '빛난다'라는 뜻의 이름을 가졌고, 그 이름처럼 나에게 희망이 되고 빛이 되는 존재들이다.
부모가 되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나를 위한 시간'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은 저절로 소확행을 실천하는 삶이 된다.
「언제나 절망이 더 쉽다. 절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얻을 수 있고, 무엇을 맡겨도 기꺼이 받아 준다. 희망은 그 반대다. 갖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요구하는 것이 많다. 바라는 게 있으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외면하면 안 된다고, 심지어 절망할 각오도 해야 한다고 우리를 혼낸다. 희망은 늘 절망보다 가차 없다. 그래서 우리를 걷게 한다.」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여기서 말하는 희망을 "자녀"라는 말로 바꿔 읽어보아도 좋다. 자녀를 갖기로 마음먹는 순간부터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외면할 수도 없고, 심지어 절망할 각오도 해야 한다. 그렇게 때문에 자녀는 우리를 걷게 하고 자라게 한다.
밤이 찾아오면 별은 더 밝게 빛나겠지만, 긴 밤은 고되고 힘든 날의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남은 삶의 시작이 오늘이라면, 분명 고된 날이 더 많을 것이다.(by 슝슝)
나는 외롭고 고된 날이면, 아이들을 꼭 껴안는다. 그냥 안고만 있는 것뿐인데도, 아이들에게서 얼마나 큰 위로를 받는지 모른다. 자식이 자라면 아무리 엄마라도 마음껏 안아주지 못한다고 하는데, 아직까진 '품 안의 자식'이라 안고 싶을 때 언제든지 안아도 되니 참으로 다행이다.
우리는 서로 포옹하는 시간을 "충전 중"이라고 표현한다. 아이들도 마음이 힘들 때면 나에게로 와서 "엄마, 나 지금 충전이 필요해."라고 이야기를 하고, 나도 힘들 때는 아이들에게 "엄마 충천 좀 해주라~"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럴 때면 애교 많은 둘째 아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와다다 달려와 자기가 가진 온 힘을 다해 나를 안아 준다. 이 아이들에게는 내가 무엇 때문에 힘든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서로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우린 서로를 꼭 껴안고 몇 분이든 몇십 분이든 그대로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목덜미와 정수리에서는 땀냄새를 비롯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꼬질꼬질한 냄새들이 난다. 분명 향긋한 냄새는 아닌데 어딘가 따뜻하고 푸근한 냄새이다. 그 냄새에 무슨 마법 같은 힘이 있는 건지, 아이들은 어느새 나를 일으켜 세우고 다시 걷게 한다.
작은 아들의 짧은 글쓰기
"나는 왜 자꾸 엄마에게 안기고 싶나?"
엄마에게 안기면 슬픔과 화남이 풀리고 피로도 없어져 간다. 그리고 포근하고,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안겨 있으면 무서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계속 엄마 곁에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