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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샐리 May 02. 2022

2022년 4월 가계부

    12일간 인터넷 없이 생활을 했다. 회사에 가서 일하고 도서관 가서 인터넷도 썼으니까 아예 인터넷을 안 쓴 건 아니지만 집에 인터넷이 안돼서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에 관련한 안 해도 되는 소비가 너무 많았어서 루틴을 유지하는 게 저축에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1. 렌트+렌터 보험: $880

    고정된 주거 비용. 지난달이 자취 1주년이었다. 1년쯤 룸메이트와 살아보니까 혼자 살고 싶은 마음도 없진 않다. 이번 계약이 끝나면 혼자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2. 식비: $347

Grocery: $260 / Eating Out: $87

    올해는 식비 예산을 참 잘 지켰는데... 이번 달에는 제대로 망했다. 변명을 하자면 보통은 일주일 치 메뉴를 미리 구상해둔 후 장을 봐서 먹으니까 급작스러운 외식도 없고 원재료 위주로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인터넷이 안되면서 매일매일 오피스 출근을 하게 되며 미리 밀 프랩을 해둘 시간도 점심 싸 갖고 갈 메뉴도 준비되지 않아 외식을 자주 했다.

    반쯤은 그런 사정이 있었고 나머지 반은 스트레스받아서 자제력을 놓아버린 게 맞는 것 같다.


3. 차 관련 비용: $65

    기름값으로 $25, 달초에 본가 다녀올 때 공항버스 이용 값으로 $27 (편도 $13.5), 그리고 세차 값으로 $13.


4. 기부/선물: $279

    평소 기부하는 동물 보호 단체에 $30을 기부했다. 본가에 가서 화투 내기에 져서 $38 잃었다. 화투는 매번 땄는데 이번에 잃은 것은... 마이너스를 치는 이번 달 주식 상황을 예고한 걸까?

    밀리가 다리 수술 이후로 미끄러운 바닥 걷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아마존에서 매우 큰 카펫을 주문했다. 가격은 $211. 밀리가 편하게 걸었으면 좋겠다.


5. 쇼핑: $151

    아이클라우드 용량 $1. 6월에 회사 블랙 타이 이벤트가 있는데 드레스가 없어서 주문했다. 가격은 $97. 그래도 싸게 샀다고 생각은 하지만, 드레스 입고 사람 만나는 건 싫다. 구두도 싫고. 그런 거 싫어해서 프롬도 안 갔는데 고등학교 졸업 한참 후에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룸메이트가 새 자전거를 사서 쓰던 자전거를 나한테 줬다. 사용감이 좀 있는 자전거라 살짝 손 보는데 $15 지출했다. 전자레인지를 쓰다가 핸들이 고장 나서 교체할 핸들을 사느라 $38 지출.


6. 문화/여가: $77

    인터넷이 안돼서 심심해서 이북을 사려고 $66 썼다. 그리고 영화 보는데 $11. 이게 다 인터넷이 안 되는 사건의 파생 비용이다.


7. 건강: $48

     비타민D 영양제 구입에 $8. 보통 의사 (general practitioner)와 귀 전문의를 보는데 각각 $20, 총 $40 지출했다. 지금 회사 보험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이 김에 건강 검진받으러 병원을 다녀왔다. 귀 전문의는 이명이 조금 있어서 확인차 다녀왔는데 귀도 청각도 괜찮다고 해서 안심했다.


8. 통신비: $198

    일 년 치 통신비로 $178 지출했고 인터넷이 안 되는 동안 데이터가 부족해서 $20 추가로 구입했다. 마음이 너무 쓰렸다.


9. 기타(세금): $62

    차 갱신 세금 비용으로 $62. 콜로라도 주는 매해 Vehicle Reigstration Renewal이라는 걸 해야 하는데 한국어로는 무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그걸 하면 번호판에 붙이는 스티커를 준다. 세금은 제때 꼬박꼬박 내려고 하고 있다. 괜히 실수해서 복잡해지고 싶지 않다.


총지출: $2108



    인터넷만 먹통이지 않았어도 충분히 아낄 수 있는 비용이라 아쉽다. 계획하던 일이 틀어지면 많이 스트레스를 받고 정신이 없어지는 스타일이라 이번 달은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미루던 건강 검진을 받았고 현재 건강하고 생활 습관도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안심이 되었다.

    이번 달에 특히 우울한 생각도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는데 아무리 그래도 매일매일을 사는데  아프지 않다는 게 가장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픈 게 정말 싫은데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고통이 있다면 아무리 긍정적인 사람도 행복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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