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나 어렵진 않다
당신이 미국 회사의 오퍼 레터를 받았다면 높은 확률로 베니핏 중에 401k라는 걸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주변에 미국 직장인이 있다면 귀동냥으로 들어 본 적 있을 수도 있겠으나 아니라면 무척이나 생소할 것이다. 401k는 미국의 은퇴 계좌의 한 종류로 401k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은퇴 덕후님의 브런치 글에서 잘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이론은 알더라도 막상 401k를 넣을 수 있는 시점이 오면 매달 얼마를 넣어야 하는 건지, 어떤 펀드를 사야지 좋은 건지 사회초년생인 우리는 모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사 금융설계사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사회초년생이 401k를 똑똑하게 굴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1. 회사에서 Matching 하는 금액까진 최대한 넣기
많은 미국의 회사들이 401k에 일정 금액을 매칭 해준다. 내가 다니는 회사의 경우엔 최대 6%까지 50%를 매칭 해준다. 벌써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지 않나? 나도 그랬다 ㅎㅎ. 더 간단하게 풀어 말하자면 내가 401k에 넣는 돈의 반을, 회사가 더 넣어준단 소리이다. 예를 들어 내가 달에 $100을 넣는다면 회사가 $50을 넣어주는 식이다. 그리고 최대 6%라는 말은, 내가 401k에 넣는 금액이 연봉의 6%를 넘어간다면 그 넘어간 금액에 대해서는 반을 매치 해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ex. 연봉 10만 불 6%까지 50% 매치의 경우,
1) 연봉의 1% ($1000)을 401k에 넣으면 회사에서 반인 $500 매치, 총 401k 밸런스는 $1500
2) 연봉의 6% ($6000)을 401k에 넣으면 회사에서 반인 $3000 매치, 총 401k 밸런스는 $9000
3) 연봉의 10% ($10000)을 401k에 넣으면 회사에서 6%의 반인 $3000 매치, 총 401k 밸런스는 $13000
그렇기 때문에 최소한 회사에서 매치를 해주는 %만큼은 401k에 넣길 바란다. 매치된 금액은 공짜 돈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401k에 그 돈을 넣지 않는다면 당신은 매달 보너스를 회사에 반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2. 당장 필요한 돈은 401k에 넣지 말기
1번에서 회사에서 매칭 하는 금액만큼은 꼭 401k에 기입하라 해놓고 이건 무슨 딴 소리인가 싶겠지만 401k 또한 (주식) 투자다. 그리고 투자는 남는 돈으로만 해야 한다. 만약 당신의 월급이 매달 소비를 간당간당하게 충당할 정도라면 그 돈은 통장에 그대로 넣어두길 바란다. 401k에 돈을 넣으면 59.5세 전에 인출할 시 10%의 페널티를 물게 된다. 그러면 돈을 인출하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 됨으로 당장, 혹은 가까운 시일에 필요한 돈이라면 401k에 넣기보다는 high yield savings account나 정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게 부담스럽다면 Roth IRA에 보관하길 바란다. Roth IRA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3. Roth 401k 활용하기
혹시 회사에서 Traditional 401k뿐만 아니라 Roth 401k 옵션이 있다면 사회초년생들은 눈여겨봐야 한다. Traditional 401k의 경우, 현재 401k에 투자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인출 시에 원금과 이득 gain에 대해 그때의 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내게 된다. Roth 401k는 반대로 현재 세금 감면 혜택을 현재 받지 못하는 대신 인출 시 원금과 이득 gain 모두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래서 현재 세율이 인출 시의 세율보다 높다면 Traditional 401k를, 인출 시의 세율이 지금보다 높다면 Roth 401k에 투자하는 것이 이득이다. 하지만 현재의 세율은 알더라도 미래의 세율은 알기 힘들기 때문에 보통 현재 연봉, 나이, 예상 은퇴 시기를 고려해 이를 가늠한다.
세율은 개개인에 따라, 또 정책에 따라 달라짐으로 확실한 답이 있는 것은 아니나 이제 사회에 갓 발을 들인 사회 초년생의 경우 미래의 연봉이 더 높아질 것을 가정, 세율 또한 높아질 것이라 생각해 많은 전문가들이 저소득자나 젊은 사람들에게는 Roth 401k를 추천한다. 미국의 개인 금융 팟캐스트 채널 Money Guy Show에 따르면 본인의 effective tax rate(실효 세율 -Federal Tax Bracket % + State Tax Bracket %)이 25% 미만이라면 Roth를, 30% 초과라면 Traditional을, 25% 에서 30% 사이라면 개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25%와 30% 사이의 실효 세율이고 복잡한 계산이 싫다면, 40세 이하 거나 은퇴가 20년 이상 남았다고 예상하면 Roth 401k, 아니라면 Traditional에 넣자.
4. 고르는 펀드의 Fee를 알자
401k는 회사의 재량에 따라 관리하는 회사(brokerage)도 그 회사에서 제공하는 펀드의 종류도 제각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펀드를 고를 때 fee에 대해 아는 것이 필수다. 펀드는 펀드매니저들이 개별 주식을 일정 퍼센트로 골라 만든 포트폴리오이고, 끊임없이 그 개별 주식을 팔고 매수하고 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에게 굴리는 돈의 일정 퍼센트를 지불한다. 이게 바로 fee인데, 과반수의 펀드 매니저가 굴리는 펀드는 s&p500의 10년 수익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여줄 정도로 대부분의 actively managed fund는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기 때문에 더더욱 fee가 낮은 펀드를 찾아야 한다. Investopedia에 따르면 1.5% 이상의 fee는 높은 축에 속한다고 하니, 최대한 1.5% 이하의 펀드를 찾도록 하자.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0.75% 이상의 fee는 높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실 주식 투자를 한 적이 없거나, 하더라도 재무제표와 같은 정보를 확인해 본 적 없는 사람에겐 fee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도 난감하다. 그런 경우엔 401k에서 제공하는 펀드의 fact sheet를 보고 fee를 확인할 수 있다. 이도 쉽지 않다면 구글에 펀드의 이름과 morningstar를 치면 밑과 같이 펀드 정보들이 나오는데 이 중 Expense Ratio가 fee다.
이것도 3번과 마찬가지로 리서치를 하는데 시간을 보내기 싫거나 아직도 어렵다면 본인의 은퇴 시기의 Target Date Index Fund에 투자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 2062년, 65세 은퇴 예정인 24살 김샐리라면, 2060년이나 2065년 인덱스 펀드에 전액 투자하면 되는 것이다. 타깃 데이 인덱스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분산투자가 되어 있고 나이가 들 수록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자동으로 조정해준다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한번 세팅 해 놓고 신경 쓰지 않길 원하는 성향이라면, 타깃 데이 인덱스 펀드를 추천한다.
5. 분산투자 Diversify 하자
분산투자를 하라는 말은 많이 듣지만 분산투자가 정확히 무엇인지, 또 어떻게 하는지 처음 접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Context에 따라 분산투자는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401k 투자 안에서의 분산 투자란 크게 밑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1. 주식 Stock과 채권 Bond의 비율
-흔히 말하는 75대 15가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나타낸다. 채권은 주식보다 안전하나 평균 수익률이 주식보다 낮다. 그렇기 때문에 은퇴까지의 기간이 많이 남았다면 주식의 비중이 더 높아도 괜찮다. 나는 개인적으로 401k 에서는 주식 100을 하고 있다.
2. 해외와 미국 주식의 비율
-최근 몇십 년간 미국 주식에 비해 해외주식은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다르게 풀어 말하면 미국 주식에 비해 해외 주식이 저평가되었을 수도 있다. 요즈음은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화를 하며 미국과 해외 주식의 의미가 흐려졌긴 하지만 미국 시장이 지금만큼 좋은 성과를 보이지 못할 때를 대비해 해외 주식에도 일정 부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에 상담받은 회사 금융설계사에 따르면 20대라면 해외주식 지분을 포트폴리오에 20% 정도로 해도 괜찮다고 한다. 이는 그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만큼 해외주식에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3. 섹터의 비율
-섹터란 Tech, Healthcare, Engery 등 산업을 말한다. 포트폴리오가 한 산업에 너무 치중하여 있으면 그 산업이 주춤할 때 타격이 클 수가 있다. 그렇기에 여러 가지의 산업에 분산 투자를 한다면 조금 더 안전하게 투자를 할 수 있다. 또한 한 산업이 하락장일 때 다른 산업은 상승장인 반비례하는 관계를 지닌 섹터도 있음으로 어느 시기나 일정 리턴을 보장할 수 있다.
4. Value와 Growth의 비율
-Value는 가치주, Growth는 성장주를 얘기한다. 이 출처에 따르면 가치주란 본래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말하고 성장주란 미래에 빠르게 성장해 가격이 크게 오를 만한 주식을 말한다. 가치주는 성장주에 비해 상장한 지 오래되었고 배당금 또한 지불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성장주는 상장한 지 얼마 안 되었고 배당금 또한 적지만 성장할 가능성이 가치주에 비해 높은 주식이다.
5. Small vs Mid vs Large Cap
-이는 흔히 소형, 중형, 대형주라고 부르는 분류법으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나눈다. 대체로 Small과 Mid Cap에 비해 Large Cap 이 상장 한지 더 오래되었고 안정적이다. 역사적으로는 Mid Cap의 리턴이 가장 높다고 한다. 그렇기에 투자기간이 더 길고 좀 더 Aggressive 한 포트폴리오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Small과 Mid Cap의 비중을 늘리고 보수적으로 운용을 하고 싶다면 Large Cap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스스로 이 모든 점을 신경 쓰며 포트폴리오를 짜기엔 시간도 흥미도 없을 수 있다. 본인의 성향이 그렇다면 앞서 소개한 Target Date Index Fund 나 Total Market Index Fund 가 좋은 옵션이다. 토털 마켓 인덱스 펀드는 상장한 모든 회사의 지분을 조금씩 쪼개 하나의 주식 패키지처럼 만든 상품임으로 2-5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채권도 마찬가지로 인덱스 펀드가 있다.
6. 고임금자라면 After-Tax Option 활용하기
401k를 맥스 아웃할 수 있는 고임금자고 Taxable Brokerge 보다 401k를 활용하고 싶다면 After-Tax option을 활용해보자. After Tax 401k의 리밋은 $58,000로 (이것은 모든 401k contribution을 -Compnay Match를 포함한- 합친 액수이다) 보통 401k의 리밋인 $19,500 보다 높다. 그래서 더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다. After Tax는 Roth 401k와 비슷하게 세후 금액으로 투자를 한다. 그리고 Traditional 401k와 비슷하게 인출 시 세금을 낸다. 그렇다면 세금 혜택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가 있는데 "Roth Conversion"이라는 방법을 쓰면 Roth 401k처럼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fter Tax 401k에 납입 후 곧바로 Roth로 바꾼다면 세금을 낼 이익이 없기 때문에 세금 없이 Roth로 바꿀 수 있다.
이 방식을 택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하는 점은 기입 맥스 금액인 $58,000은 회사 매치를 포함하기 때문에 만일 당신의 기입 금액이 맥스를 채울 경우 매치를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 미리 계산을 해 회사 매치를 꼭 받도록 하자.
7. 매해 한두 번 401k 들여다보기
자 우리는 이제 완벽하게 401k를 세팅 해 놓았기 때문에 회사를 바꾸기 전까지는 401k를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 아니다. 모든 투자를 Target Date Index Fund로 하지 않는 이상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또 상황이 변함에 따라 포트폴리오 Rebalancing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는 5번에서 정한 분산투자의 비율을 바꾸는 것인데, 예로 20대 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졌으나 30대, 40대가 되며 조금 더 안정적인 채권이나 라지 캡에 투자 비율을 늘리고 싶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해 한두 번은 포트폴리오를 평가해보자.
또한 Mutual Fund의 경우 매니저가 바뀌거나, Fee가 인상되거나, 혹은 더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것 또한 종종 체크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미국 밀리어네어들은 401k의 금액으로 밀리어네어가 된다고 한다. 그만큼 401k는 많은 사람들이 사용 가능하고 또 큰 공부 없이도 돈을 불릴 수 있는 도구다. 아직 젊기 때문에 은퇴가 한창 후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적은 돈이라도 지금 투자한 돈이 미래의 경제적 자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약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