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약

마지막 한방울까지

by Sally

기침이 3주를 넘기고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병원에 가서 약도 받아먹고, 큰맘 먹고 대용량 가습기도 사서 돌리고, 선물받은 도라지 절편도 (맛있게)잘 먹었지만, 도무지 간헐적인 기침은 끝나질 않는다.


내가 보기 안쓰러웠는지, 지인 한분이 선뜻 약이라며 무언갈 건네 주셨다. 시골에서 담근지 몇 년이나 된, 본인이 기침약으로 먹는 건데 좀 가져왔다며, 에코병에 도라지주를 그득 담아 왔다. 알콜도수 약 30도. 잠들기 전에 소주잔으로 딱 1잔씩 마시라고.


그저 팍팍한 일상과 기댈 데 하나 없는 지금의 내가 좀 서럽다 생각될 때, 눈치없이 또 기침이 쿨럭댄다.

입맛 없어 저녁도 거른 빈속이지만 슬며시 약병을 꺼내서 소주잔에 따랐다. 이내, 도라지향 뒤에 오는 싸-한 목넘김을 느꼈다.


이건 약이잖아. 그러니 쓸 수 밖에.

야무지게 삼키고, 아무렇잖게 잠들고, 또 내일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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