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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pen Sally May 02. 2021

싱가포르 로컬초등학교 입학시키기

네?!! 초등학교도 순위가 있다고요?

나는 싱가포르 로컬초등학교 4학년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이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로  8년 전 이사 왔다. 한국에서 젊은 엄마들이 사랑하는 소위 초품아?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나 다름없어 집에서 걸어  3분 정도 거리에 비도 맞지 않게 쉘터( 지붕처럼 이어진 비나 해가림을 하는 것) 다 돼있는 초등학교가 있는 곳이다. 이사를 막 와서 또 아이가 어리기도 해서 싱가포르 초등 입학 시스템을 몰라도 너무 몰라 호기롭게 ‘아 나중에 여기 이 학교를 보내면 되겠다 ‘막연히 생각 하였다. 훗날  닥쳐올 폭풍은 까맣게 모르고 말이다.아무튼 닥치지 않은 일은 원래 크게 고민 하지 않고 또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당시 가정의 경제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던 경제 무식자였다. 거기다 나는, 마음은 늘 재벌 부럽지 않았으니 , 부자의 마음으로 경제 무식자의 해맑음으로 무장한체 학비는 생각도 않고 아이를 국제학교 보낼 마음도 조금 있어 로컬 초등 학교입학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랑 단지내 놀이터를 나가면서 친해진 싱가폴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사실에 눈을 뜬다!!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모든 초등학교는 다 훌륭한 학교입니다 “ 란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여기 싱가포르 학부모들도 한국의 교육열 높은 학부모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이런 분들이 비공식적으로 아주 대놓고  성적순으로 초등학교 순위를 공개해놓았다. 싱가포르는 초등 6학년 때 한국의 수능급 초등 졸업시험 PSLE라는 시험을 친다. 이 성적을 기준으로 아주 친절하게 순위를 나누어 놓았다. 우리 동네가  소위 학군이 나름 꽤 괜찮은 곳이고 그 순위에 따른  탑스쿨 언저리에 드는 학교가 2군데 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싱가포르는 학교와의 거리도 입학 우선순위 기준이 되는데  내가 찜한 학교는  무려 1km 이내다 (0.6km 정도) 다른 학교는  1.8 km 정도의 거리상에 있다. 신흥 명문 1군데 (  0.5km 이내) 그럭저럭 한 곳 2-3군데(모두 2km 이내) 있단다. 초보 엄마의 팔랑귀  모드 발동하고 ‘아 , 이왕이면 좋은데 보내자’하고 정보를 모으기 위해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기도 하고 애들도 잘 놀기에 나에게 신세계를 알려준 그  싱가포르 로컬 엄마랑 친하게 지내보는데... 아니... 이분은 그 유명한 타이거 맘! 이 아닌가? 거기다 우리 동네 그 탑스쿨 언저리 학교는  입학 2 년 전부터 자원봉사를 해야 입학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힌다. 나는 초등학교 자원봉사는  뭐 한국에서처럼 도서관 봉사 , 급식봉사 , 녹색 어머니회 이런 것으로 생각하고 할 만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내 생각을 이야기하며 어떤 봉사 활동을 했냐고 물어본다. 이 타이거 맘 나를 너무나 어이없게 쳐다보며 한 음절 한 음절 또박또박 말해준다. 어깨에 자부심 뽕이 뽕뽕 거만모드 작렬한 체

“우리는 학교서 학부모 이력서를 보고 학교에서 필요한 학부모들을 뽑는데 뽑혔거든 “20명 정도를 뽑았다 한다.

2년 동안 무려 40시간 아이티 관련 특별수업 같은 것을 했단다. 그 타이거 맘은 그렇게 해서 아이를 그 학교에 보냈다. 이 엄마 아이는 우리에 보다 2살이 많았다. 자원봉사활동 없이는 싱가포리언도 대부분 phase 2C부터는  balloting이라는  , 추첨이란다....

싱가포르에서는 크게 3단계 정도 , 부모가 보내려는 학교 졸업생인지, 형제자매가 재학 중인지, 각종 연계된( 교회나 성당 등등) 그룹의 멤버들이나 학부모가 자원봉사를 했는지에  따라 입학 우선순위가 나뉜다.

위에 말한 phase 2C는 아무런 우선순위에 해당되지 않는 취학연령의 학생들이 입학 지원을 하는 시기다.


따라서 여기는 안 되겠구나 포기하고 그다음으로 맘에 둔 두 번째 탑스쿨 언저리 초등학교, ‘저기를 보내야지 ‘ 마음먹는다. 유치원 엄마 중 나와 성향이 비슷해 단짝 친구가 된 로컬 초등학교 선생님 출신인 싱가포르 친구와 계획을 짠다. 나는 아이를 집에서 가까운 로컬 유치원에 보냈다.  그래서 정말 감사하게 싱가포리언 엄마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내가 찜한 두 번째 학교! 그 친구도 찜,  좋은 학교란다.

신이 난다. 좋은 학교에 제일 친한 로컬 친구와 같이 아이를 보내다니 우리 아들과 그 집 아들도 꽤 친한 친구였다.  

등록일이 다가 오자 유치원에서 초등 입학 안내책자를 준다. 두껍다... 거의 문제집 수준이다. 일단 보기가 싫다. 그런데 구세주 이 친구가 만나자고 한다.

만나서 등록일을 정하고 함께 등록을 하러 가자고...

좋구나 , 좋아 달려 나가서 둘이 열심히 책자를 읽고 공부한다... 친구가 묻는다...

“음... 너는 PR ( 싱가포르 영주권)이지? “

“응!! “

나는 해맑게 대답한다...

“오... 이런 너는 이 학교 좀 힘들 수 있겠구나...”

“왓?! 왓? 와이? 나 그래도 PR 이잖아 ~~”

나는 두 눈을 대보름날처럼 동그랗게  뜨고 놀래서 묻는다.

친구가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쓰인 ‘단’이라고 조건이

(싱가포르에서는 개미 눈알 같이 작은 글씨로 쓰인

Terms&Condition을 잘 보아야 한다) 붙은 글을 이야기해준다.


“형제자매, 동문, 자원봉사 등  아무 특전 없이 그냥 입학하는 첫 번째 기간인 phase 2 C 영주권 자녀도 시티즌과 똑같이 기회를 준대...”

나는 ‘오 고맙구나 MOE ( 교육부 같은 것이다) ‘하고 마음속으로 감격해하는데, 기쁨도 잠시, 친구가 이어서 말한다.

“일단 거기에 조건이 있어... 시티즌들이 들어가고 자리가 남으면...”

그렇다! 인기 있고 소위 유명한, 좋은 학교는 경쟁이 장난이 아니다. 시티즌끼리도 추첨을 해야 한다.

즉, 아무 혜택 없는 phase 2C의 경우 경쟁이 치열하다.

일단 시티즌이면  완전 탑 스쿨 빼고는 학교 반경 0.5km 내 거주 웬만하면 갈 수 있다. 반경 1 km -2km 사이 그래도 희망의 끈을 잡을 수는 있고 2km 넘으면 시티즌도 무조건 추첨이다.

한 명이라도 공석보다 등록자가 많으면 추첨이다.

추첨이면 영주권자에게까지 기회가 오지 않는다.

‘어어 어쩌지.... ‘ 속이 탄다.


친구가 자기도 거리상 1.8km 정도로 우리랑 비슷하니 일단 옵션 B학교를 같이 정하고 떨어지면 옵션 B학교로 또 같이 도전해 보자고 한다. 나는 그래서 일단 ‘도전해볼까’하고  마음을 정한다. 2017년 아이가 K2(유치원 7세 반에 해당) 당시에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등록이 해당되는 주가 되면 화요일 온라인 접수를 먼저 오픈하고 수 목 금

3일 동안 방문 등록기간을 주었다.

그래서 친구와 둘이서

“수요일은 너무 일러 ”

“그래그래 금요일은 또 너무 늦으니까 , 목요일 같이 만나서 접수를 하자”라고 계획을 세운다.

“친구야 네가 있어 참 든든해 “하며 결연하게 우리의 미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대망의 phase 2C가 시작되고 아이 유치원 왓츠앱 (WhatsApp) 단톡 방은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는데...

우리 아이 무사히 초등학교 입학시킬 수 있을까?

다음 시간에 계속...


그림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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