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DMV
뉴저지 면허증이 9월에 끝나서 뉴욕 면허증으로 바꾸러 갔다. 얼마 전 뉴욕으로 이사온 지인이 8시간을 기다려서 받았다는 말을 들었다. ㅠㅠ 다행히 코로나 때문에 웹사이트에서 예약을 받아서 일주일 전에 첫 예약시간, 6:15AM으로 신청했다.
신청서를 미리 작성해서 프린트하고, 필요한 서류와 여권, 영주권 카드 등등을 미리 챙겨놓았다. 15분 전보다 일찍 도착하지 말라는 안내에 따라 6시까지 도착할 생각으로 5시에 일어났다.
3개월 만에 지하철을 탔는데 남편이 서류 다 챙겼냐고 묻길래 당당히 YES 라고 대답했다. 여권이랑 다른 카드는요? 하고 묻는데 아차! 너무 일찍 준비해놓은 탓인지 그 생각은 1도 못했다.
한 정거장 뒤에 내려서 다시 집으로 돌진, 초등학교때 육상 대회에 나갔을 때처럼 지하철 역부터 미친듯이 뛰어서 픽업, 남편은 그 사이에 우버를 불렀지만 8분을 기다려야 했다.
택시 안에서 생각해보니 나는 미국 DMV에 얽힌 사연이 많다. 처음 인디애나에 왔을 때 운전면허증 받으러 한 곳에 11번을 가야했다. 신청, 필시시험, 실기시험, School Zone에서 스피드 넘었다고 떨어져서 재시험, 중간에 길을 잃어서 시험 못보고 다시 신청하러 감, 눈이 와서 시험 취소, 다시 신청, 면허증이 안와서 찾으러 갔는데 하필 그 날이 문닫은 날, 뉴저지로 이사왔는데 당시 Status가 남편의 학생 신분과 연관이 되어 뉴저지에서는 안된다고 해서 비행기 타고 인디애나 가서 연장해온 일 등이 정말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이 와중에 일기예보에도 없었던 비가 추척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아... 우산도 없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맨하탄 팬스테이션 근처 DMV 도착, 예약한 시간보다 20분 초과. 늦었다고 못들어가게 하면 정말 빗물처럼 눈물을 흘릴 뻔했다.
다행히 예약한 사람 중 한 명만 입장한 표시가 되어 있었다. 들어가니 생각보다 넓고 쾌적한 환경, 한국의 은행처럼 번호를 부르면 창구 앞으로 가면 된다. 기다리는 사람 없이 바로 절차 시작, 25분 만에 마쳤다.
$60.75 지불하고 임시면허증 발급. 4년 유효기간이 찍힌 면허증은 2주 뒤에 온다고 한다. 회사에 와서 우리팀 변호사에게 말했더니 웃겨 죽겠단다. 얼마 전에 그가 여권을 깜박하고 비행기 타러 간 이야기해주었는데, 자기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다나... ㅎㅎ
그래, 나의 실수가 누군가에게 웃음과 위로를 주었으면 됐지 뭐~ 이렇게 나는 또 하나의 DMV 역사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