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로펌 이야기
오늘 또 한 명의 변호사가 다른 로펌으로 갔다. 이런 상황에 이직할 수 있다는 것이 능력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30통이 넘는 전화를 한 나는, 오전부터 매니저에게 받은 이메일 때문에 머리가 무겁다.
요즘 회사에 대한 불만을 적는 글이 늘어나서 시선을 바꾸고 싶지만 지금 나의 화두는 이직이다. 어디를 가든 장단점이 있으니, 다른 곳으로 가도 그곳만의 어려움이 또 있을 것이다.
20대에는 직장을 옮기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30대에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위해 한국을 떠나는 것이 겁나지 않았다. 40대에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했다. 50대를 향해 가는 나는, 책임이라는 가방을 메고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하기 싫다고 도망가면 결국 더 큰 장애물을 만난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은 그럴싸해보이지만 숨막히는 현장에서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카피다.
그나마 엷게 웃을 수 있는 것은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것. 자유를 향한 갈망은 후덥지근한 한 낮의 여름 공기에 떠밀려 정처없이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