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디아 국립공원
아카디아 국립공원은 10월 1-18일까지 성수기이다. 가장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Cadillac Summit Road나 Sand Beach Entrance는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이미 한달 전에 마감되었다. 말로만 들어보았던 아카디아 공원은 크기를 가늠할 수 없고, 어느 곳을 보아도 끝없이 탄성이 나왔다. 그야말로 엄청난 크기와 풍경에 압도당할 수 밖에 없었다.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에 $30이고 7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며칠을 가도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하루만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호수와 산 그리고 단풍. 하이킹하기에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한 날, 2시간 30분 정도 Jordan pond를 한 바퀴 돌았다. 남편이 입고 간 인디애나 후드티를 보고 반가워하는 다른 두 커플을 연속해서 만났다. 모이는 처음으로 산과 돌, 나무 길을 지나 견생 처음으로 자그마치 아카디아 공원을 하이킹했다.
차 안에서 잠시 휴식한 후 해지는 곳을 볼 수 있다는 Bass Harbor Head Lighthoused으로 이동했다. 엄청난 경쟁을 뚫고 가까스로 주차에 성공.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바다를 맞닿은 곳에서 볼 수 있는 일몰 때문이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벌벌 떨고 있는 모이 때문에 끝까지 있지는 못했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려고 앞다투어 지는 해쪽으로 더 가까이 갔다. 남는 것은 사진 밖에 없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남기고 싶은 것은 더 멋진 사진을 건졌다는 욕심이 아닐까. 어차피 사진으로는 완벽하게 담을 수 없으니 마음에, 기억에 담았다. 충분히 아름다웠으므로, 충분히 만족했다.
저녁은 숙소 근처 브런치 먹었던 곳에 가서 마지막 랍스터를 먹기로 했다. 알고보니 맛집이었던 그곳은 영업마감 30분 전인데도 줄이 너무 길었다. 근처에 다른 곳에 가서 투고를 하려고 했지만 2시간 기다려야 한다고...
결국 포기하고 월마트에 들려 컵라면과 과일을 사서 마지막 저녁을 숙소에서 먹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만큼 해산물을 원없이 먹고 가려고 했는데 아쉬웠다. 하지만 여행은 아쉬움 때문에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눈을 감으면 아직도 광활한 우주처럼 끝도 없이 펼쳐진 형형색색의 나무와 산, 어떠한 싸움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잔잔한 호수 그리고 모든 일을 끝낸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처연하게 지던 바다 위의 해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