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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m talk112 언어

English

by Sally Yang

2002년 월드컵으로 한국이 새로운 역사를 쓸 때 나는 내 인생의 역사를 새로 쓰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그 이후 결혼 전, 1년 동안 한국에 머문 시간을 제외하면 17년 동안 타국 생활을 한 것이다.

남편은 1998년에 미국으로 유학을 왔으니 이곳에 22년동안 살았다. 외국에 오래 살다보면 모국어를 하다가도 갑자기 어떤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한국 티비를 볼 때 출연자들이 빠르게 말을 하면 못알아 들을 때가 많다. 그때마다 남편에게 뭐라고 했어요 라고 물어보면, 돌아오는 답은 항상 똑같다. 나도 못들었다고 ㅎㅎ

그렇다고 영어를 엄청 잘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냥 살아야하니까 눈치로 살아남은 서바이벌 영어다. 처음 한국을 떠났을 때만해도 지나가는 사람에게 Hi~ 하고 인사하면 다음 말을 이어갈 수 없어서 아예 도망다녔던 기억이 난다.

벌써 18년이 지났다니 믿을 수 없다. 시간에 비례하여 영어 실력도 계속 향상되는 것이면 좋겠지만, 여전히 영어는 어렵고 문법도 많이 틀린다. 일할 때는 아예 사전을 켜놓고 한다. 의학 용어나 법적인 전문 용어는 모르는 게 많을 수 밖에 없다.

제 2 외국어를 어느 정도 마스터한 사람은 제 3 언어에 도전했을 때 한 가지 언어만 하는 사람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언어는 단순히 철자나 문법이 아닌,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만 더 깊이 소통할 수 있는 분야인데 적어도 다른 언어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미드는 가끔 보지만 아직도 토크쇼나 코미디는 어느 부분에서 웃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결론은 한국, 미국티비 둘 다 잘 못알아 듣는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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