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

지하철 단상 17

by Sally Yang

아침마다 콘도에서 출발하는 셔틀을 타고 path station으로 가서 뉴욕으로 출근을 한다. 매일 sheet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돌아올 때 셔틀을 타는지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에 셔틀을 타는 사람들은 대략 이름과 몇층에 사는지 알고 있다.

20분 정도 가는 출근길 셔틀에서는 콘도에 대한 정보나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실 평소에는 누가 옆집에 사는지 부딪힐 일이 없어서 잘 모르는데 그나마 이 셔틀을 타고 나서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owner들은 이곳에서 장기적으로 살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기 미팅도 가고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가끔 새로운 사람들이 왔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이사를 갔거나 이사를 온 사람들이다. 우리는 좋은 집주인을 만나서 이 콘도에 7년째 살고 있다.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 셔틀에 탔다. 그런데 그가 path 역이 아닌 길 중간에서 내려달라고 하며 하차했다. 그가 내리자마 쥐죽은 듯 조용하던 셔틀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운전자가 그를 안다고 최근에 주차장 문을 박은 사람이라고 (약 2주 전부터 주차장 문이 고장난 상태다) 말해주었다. 사람들이 그 사람이냐고 하면서 몇호에 사는지 물었지만 역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한 사람이 사인업 sheet를 확인했다. 그의 옆에 앉았던 사람이 그가 사인을 안하겠다고 해서 해야된다고 말했고, 결국 사인을 했다는데 적혀있지 않았다.

그때부터 농담과 웃음 섞인 여러 가지 가정의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왜 그는 사인을 하는 것처럼 행동했나, 그가 parking lot의 한 spot을 렌트해서 거기서 사는 거 아니냐, 우리는 그의 이름을 알아야 한다, 언젠가 그가 우리 모두를 죽이러 올지도 모른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까지... 모두 깔깔거리며 한바탕 웃으며 출근했다. 그러고보니 오늘이 13일의 금요일이라면서... ㅎㅎ

그 전에는 우리 옆 집의 개가 한동안 지속적으로 울고 (짓는게 아니라), 콘도 전체가 알 정도로 그 집에 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서 경찰이 여러 차례 온 적이 있었다. 집안을 본 어느 목격자 말이, 가구도 없고 집 안에 개똥도 치우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때도 셔틀 사람들이 그 집에 죽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웃었던 기억이 있다.

금요일이다. 직장인들이 들뜨기 좋은 날. 덕분에 많이 웃으며 출근했다.

ps 사진은 콘도 옥상 수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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