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라이프
1년 9개월 전 11년 동안 살았던 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이사했다. 출퇴근 3시간을 이유로 미니멀라이프를 살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며, 옷을 삼분의 일 정리하고 평생 쓰려고 샀던 식탁도 팔았다. 남편은 이사 전 날까지 500권의 책을 스캔했고 우리가 가장 좋아했던 종이책까지 버려가며 맨해튼으로 왔다.
출퇴근 왕복 1시간, 맨해튼 뷰가 아름다운 동네지만 식탁 없이 서서 밥을 먹고 수납 공간도 모자라서 추가로 창고를 빌려야 했다. 오래된 아파트라 자주 문제가 발생하고(수도가 막히거나 물이 세는 등등) 바퀴벌레, 개미 같은 벌레와 같이 동거중이다.
처음에 바퀴벌레 봤을 때는 꺆꺅 소리지르며 남편을 부르고, 스프레이를 미친듯이 발사했는데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무심하게 툭 잡아버린다. 반복과 경험이 주는 교육 효과이다.
이사하기 전날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오래 살았던 집을 기념한다고 화장실 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그 사이 세월이 또 지났고 모이도 많이 컸다.
토요일 아침, 친구가 사진을 보고 그렸다는 그림을 보면서 그 공간과 더불어 지난 추억도 함께 불러본다. 내 유튜브 이름이 ‘퍼플아이디’ 라서 보라색 배경으로 했다고 한다.
친구야,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 그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