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bec 다른 나라에서 살아간다는 것

언어 뒤에 숨겨진 문화와 사람을 이해하기

by Sally Yang

한국에서 모든 학업 과정을 다 끝내고 그토록 영어의 중요성을 세뇌당하면서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현실은 영어로 인사말조차 제대로 건넬 수 없고 5분 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은 유치원부터 영어로 수업을 받는 곳이 많아서 상황이 달라졌지만 나의 시대는 그랬다.


한국을 떠나 스웨덴, 영국을 거쳐 미국까지 타국 생활을 한 지 20년이 되었지만 영어에 익숙해지고 편안해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영어를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과 다양한 답변이 많지만 늦은 나이에 다른 나라 언어를 습득하며 내가 배운 것은 언어는 단순히 말뿐이 아닌,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른 언어를 배우려면 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렵다. 아무리 영어를 다 알아들을 수 있다고 해도 그들이 농담할 때 함께 웃을 수 없다면 여전히 귀머거리일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그들을 만나는 것,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과 슈퍼를 가는 것을 좋아한다. 스타벅스가 아닌, 로컬 커피숍에 찾아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행선지이다. 2주 동안 Lévis에 지내면서 가장 많이 찾아갔던 곳은 배 타는 선착장 앞에 있는 커피숍, Café Bonté Divine Lévis였다. 배를 타기 위해 가는 길에 들려 커피와 쿠키를 사서 배 안에서 바람과 함께 마셨던 커피 맛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퀘벡 시티의 다른 커피숍도 가보았지만 여러 가지 원두도 판매하는 이곳이 단연코 최애 장소였다.


오늘 Lévis를 떠나 퀘벡 시티로 숙소를 옮기는 날이라, 마지막으로 들러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고 두 가지 다른 맛의 원두를 구입했다. 내가 원하는 맛을 설명했더니 신중하게 추천해 주었다. 샌드위치는 햄, 치즈, 오이 그리고 상추입 한 장이었지만 빠삭한 바케트 빵과 담백하게 어우러져 과하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이곳에서 머물렀던 시간들에 대해 생각했다. 오는 길에 화장품과 약, 식품을 함께 파는 상점에 들려 세일 품목에 있는 립스틱과 매니큐어를 샀다. 평소에는 잘 바르지 않지만 집안일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이때에 바르면 기분 전환이 되기도 한다. John에게 선물할 초콜릿과 땡큐카드도 구입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내려주겠다는 John의 사진을 몰래 한 장 찍고 (기억하고 싶었다), 비록 커피 머신이 작동되지 않아 마시지 못했지만 허그하며 서로의 앞 날에 축복과 응원을 보내주었다. John은 나와 이야기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지혜롭고 강한 사람이니 새로 찾는 job도 잘 될 거라고 격려해 주었다. 혼자 한 이번 여행에서 유일한 말벗이 되어준 좋은 사람이다. 집 앞에서 택시를 부르고 기다리는데 갑자기 아쉬움이 밀려와 머물렀던 집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새로운 숙소는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 나는 곳이다. 오늘 밤 남편이 이곳으로 온다. 나 홀로 여행은 끝났지만 함께함으로 채워지는 날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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