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llard, Charbon Steak 그리고 여기저기
남편이 가보고 싶어 했던 베이커리, Paillard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비가 주룩주룩 내려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었던 나의 여행 첫날을 약 올리듯 햇빛이 쨍쨍한 퀘벡은 낯선 얼굴로 다시 나를 맞이해 주었다. 마치 가이드가 된 것처럼 혼자 다녔던 퀘벡 시티를 여기저기 구경시켜 주었다. 평상시에도 남편은 크게 화를 내거나 크게 웃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어때요? 분위기 있죠?라고 물어보아도 남편은 단답형으로 그렇다고만 대답했다.
남편의 취향을 잘 알기에 도서관에 가서 한 시간 동안 쉬어가기도 하면서 속성 코스로 돌아보았다. 저녁은 공항에서 나를 태웠던 우버 기사 아저씨의 추천 목록에 있던 Carbon Steak house로 예약해 두었다. 시간이 남고 배도 고파서 예약 시간보다 일찍 식당에 도착했다. 2주 동안 제대로 된 밥 (고기)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한껏 기대하며 남편은 티본스테이크를 나는 뉴욕 스테이크를 시켰다. 레스토랑에서 직접 숙성시킨 고기가 각자 오더한 익힘 정도에 딱 맞게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다.
남들은 와인도 곁들이고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디너를 즐기겠지만 Levis로 들어가는 배 시간이 30분 밖에 남지 않아서 남은 고기를 입에 물고 계산을 했다. 남편에게 배 위에서 해가 지는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미 2만보를 넘게 걸었지만 사력을 대해 Ferry Station으로 돌진, 7시 30분 배를 탈 수 있었다. 한 시간 동안 Levis에 있으면서 내가 걸었던 길과 커피숍을 보여주었다. 이곳에 혼자 머물렀던 시간이 2주 전이었다는 게 꿈처럼 아련하게 느껴졌다.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남편에게 어떤 것이 가장 좋았는지 물어보았다. 너무 감흥이 없어서 무슨 대답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다 좋았다고 한다.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 보다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곳을 가도 함께 간 사람과 의견이 맞지 않아 틀어지거나 싸우게 되면, 그 여행지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함께 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내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준 Levis에게 Good bye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