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
뜨겁게 사랑하고 흠뻑 취하며
바람에 나부끼듯 휘청거려도
두렵지 않은 날들이 나에게도 있었다.
거침없이 휘적휘적 인생을 항해하며
바다 한가운데로 나아가고 싶었다.
그래도 인생은,
한 번 살아볼 만하다고
그래도 사랑은,
한 번 해볼 만한 것이라고
나는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시간은 무수히, 그러나 찰나처럼 흘러
나의 뜨거움은 안갯속에 묻히고
이제 그 누구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는다.
나는 그저 한 사람의 연인으로 살고 싶다는
허황된 삶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인생은 칼날처럼 잔인하게 나를 베어 버렸고
나는 눈이 있어도 울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기억은 왜 나를 가두어 버리는 것일까.
누가 나를 단 한 줄의 시도 쓸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을까…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아이러니한 인생은 비틀비틀 춤을 추며,
희극 또는 비극을 줄다리기하듯 위태롭게 서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고 싶었다.
정말 그러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