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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Yang Jan 10. 2024

다시 구직 모드

맷집 키우기

12월까지만 근무하겠다고 notice를 전달했으나 사람을 뽑을 때까지, 혹은 내가 다른 일자리를 찾을 때까지 일주일에 며칠만 나와달라고 해서 승낙했다. 깔끔하게 그만두고 싶었지만 당장 갈 곳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돈이 필요했다. 게다가 연말과 연초에는 구인이 활발하지 않다.


다시 새로운 job을 찾기 위해 리크루트 회사 (각각 한국계와 미국회사)에 이력서를 보냈다. 다행히 프리랜싱으로 간간이 일했던 번역과 통역, 그리고 글 쓰는 일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와서 몇 개월은 버틸 수 일을 것 같다. 3개월을 이직 목표 기간으로 잡고 서두르지 않으면서 신중히 찾아보기로 했다.


이번 일을 경험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직장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시 정리했다는 것이다. 첫째는 어떤 회사도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충분조건 하나만 만족하면 되는데 미국에 있는 한국 회사의 꼰대들을 견디느냐, 백인 위주의 미국 회사에서 차별을 견디느냐로 좁혀졌다. 둘 다 ‘반드시’는 아니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만나게 될 일들이고 부딪혔을 때 쉽지 않은 사항들이다.


둘째는 직장과 나를 분리시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고 주로 그 안에서 사건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또한 아무리 계획한다 해도 감정을 분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중 하나이다. 맞지 않은 보스나 동료 직원들, 해결할 수 정도의 숨 막히는 업무분량, 무식한 고객 응대 등 늘 넘어야 할 산들이 눈앞에 있다.  그러나 맷집을 키워야 한다. 맞은 뒤 픽픽 나가 자빠지는 정신력으로는 미국에서 마이너리티 직장인의 삶을 견뎌낼 수 없다.


나는 이제부터 더 단단해져야 한다. 일단 내일 백인들만 있는 맨해튼 로펌(웹사이트에서 변호사들 프로필 확인했는데 도무지 자신이 없지만 ㅠㅠ)의 전화 인터뷰를 시작으로 구직 이야기를 다시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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