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지하철 단상 26

by Sally Yang

3살인가 4살때쯤 길에서 아주 큰 개에 물린 적이 있었다. 그 개는 상점에 묶여 있었는데도 나를 물었다. 바로 응급실로 가서 주사 맞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멀리서 개만 지나가도 무서워했는데 중학교 때 막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해서 새끼 한 마리를 데리고 왔었다.

내 관심을 별로 받지 못했던 그 강아지는 (이름이 쫑이었다) 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지내다가 뺑소니 차에 치어 떠났다. 그날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한 게 미안했던지 누구보다 제일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강아지와의 인연은 없었다. 한번도 키워보겠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주변에 키우는 사람들을 보면 의외로 손이 많이 가서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가끔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강아지가 있음으로 삭막함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마음이 생긴다는 지인들의 추천도 있었다.

사실 어떤 때는 꼬리를 흔들며 사람보다 더 반겨주고 의리를 지키는 게 동물이다. 사랑을 주는 만큼 반응하고 또 돌봄을 필요로 하니까 서로 '정'이 생길 수 밖에.

퇴근 길, 지하철 안에서 너무도 얌전히 있는 강아지를 보니 다시 유혹이 생긴다. 그런데 나는 하루종일 회사에 있으니 나의 호기심 때문에 누가 희생하게 될지 너무 뻔해서 추진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