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는다는 것

지하철 단상 35

by Sally Yang

사무실 같은 팀에 있는 미국 할아버지 변호사가 (61세니까 할아버지가 아닌가) 어떤 케이스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25살이라면 어떻게 할거 같은지 물어보았다. "Sally, you are 25? 26? Right?" 내가 45세라고 말하자 믿을 수 없다는 말을 거의 10분 동안 반복했다.

20년이나 밑으로 보았으니 놀랄만도 했겠지만 가끔 나도 내 나이를 믿을 수가 없다. ㅎㅎ 한국 나이는 45세, 미국 나이는 44세인데 잘못 말했네 라고 생각하며 나이 한 살이 얼마나 다르다고 한 살이라도 더 내리려고 하는지 웃음이 났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모두가 피해갈 수 없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새치가 생기고 주름이 늘어나고 여기저기 아픈 곳도 많아지고... 모두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늙어감'을 슬퍼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풋풋한 청춘을 보면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몇 년 만 더 젊었다면 하고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사실 나는 다시 20대 시절로 가고 싶지 않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는데 또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서 반복하고 싶지 않다. 이제는 어떻게 앞으로의 시간을 후회 없이 만들어가야 하는지 생각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지혜가 늘어가고 생각이 깊어지면 좋겠는데 어떤 면에서는 반대로 판단이 흐려지고 편협과 고집이 더 생기게 되는 것 같다. 여유있고 넉넉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직 어리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무대 뒤 이야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