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단상 36
지난 주말 NYCP 8번째 시즌, 두번 째 연주를 마쳤다. 연주회를 마치고 글을 쓴다는 것은 늘 부담스러운 일이다. 한 번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마치고 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그 부분을 잘 정리해서 쓰는 게 쉽지 않다. 좋은 것이 있으면 반대되는 것이 있고, 보람있는 순간도 있지만 그만두고 싶은 힘든 날도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 8시 연주를 위한 준비는 2시부터 시작되었다. 무대 셋팅, 연주자를 위한 물품이나 음료 구입, 저녁 준비 및 뒷정리, 안내 데스트 셋업, 체크인, 사진촬영 등의 일들이 계속된다.
토요일 연주에는 교회에 방문했다가 들린 어린이 관객이 많아서 시끄럽게 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일까지 (그들의 부모는 연주회에 오지 않고 아이들만 들어왔다. 그것도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솔리스트가 연주하는 도중 갑자기 뛰어나가고 들어와서 심장을 쫄리게 했다).
남편이 야심차게 전문가용 렌즈를 빌려왔는데 누구를 위한 렌트인지, 찍을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괜찮은 사진 한 장을 위해 연주회 내내 돌아다녔다.
11시에 뒷정리까지 마치고 피곤해하는 남편 대신 운전을 하면서 집에 가는데 차 안에서라도 의자를 편하게 하고 눈좀 붙이라고 말했다가, 지친 남편에게 내버려두라고 한 소리를 들었다. ㅠㅠ 이럴 땐, 나는 누구이고 왜 여기에 있는가 라는 생각이 안들수 없다.
토요일에 비해 일요일에는 많은 관객이 객석을 채웠고, 유명 연주자들을 비롯한 에이전시 관련자 등이 참석하여 연주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연주회에 자주 왔던 지인은 점점 관객이 많아진다고 성공적으로 연주를 마친 것을 축하해주었다.
손발이 띵띵 붓고, 터질듯한 종아리를 질질 끌며 머리가 멍한 상태로 출근을 한다. 수고에 대한 격려와 위로를 받지 못한 나의 대가 없는 당연한 노동은 씁쓸함을 안은채 겨울 빗속에서 남몰래 흐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