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

지하철 단상 42

by Sally Yang

연애할 때는 공통분모도 많고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결혼 후에 서로가 얼마나 다른지 발견하게 된다. 아무리 연애를 오래했다고 해도 같이 살아보지 않고는 그 실체(?)를 알 수 없다.

남편과 나는 많이 다르다.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나와는 달리, 항상 마지막 순간에 일을 처리하는 남편. 결혼 초기에 공항에서 얼마나 많이 뛰었는지, 마지막 탑승객으로 들어간 적도 있었다.
신문사, 잡지사에게 늘 마감이라는 압박을 안고 시간 안에 마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는 나에게 남편의 스타일은 맞지 않는다.

왜 미리미리 하는 게 안될까 연구를 해봤는데,
하는 게 너무 많다보니 본인 생각에 우선순위부터 일을 처리하게 되어서 마지막 순간까지 일이 몰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동생의 말이, 그런 사람들은 분 단위로 일을 쪼개서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단다.

여행을 갈 때도 며칠 전에 짐을 쌀 준비를 하는 나와 달리, 하루 전 날까지도 자신이 몇 시 비행기를 타는지 이메일 확인해봐야 안다는 남편을 이해하는 것은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대신 짐을 싸주기 시작했고, 또 그러다보니 미리 챙겨주기 시작한 것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

일을 벌리기 좋아하는 남편은 늘 뭔가 바쁘고, 정신 없어 보인다. 주말에는 같이 사람들을 만나고 미팅도 가야 하고 지인의 연주회 등등 늘 스케줄이 많다. 남편의 라이프 스타일에 흡수되어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숨가쁘게 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 부부를 아껴주시는 어느 집사님 말씀이, 신념이 있는 남자와 사는 건 힘든 일이라고, 그런데 그렇지 않은 남자와 사는 것도 쉽지는 않다고 하시며 격려해주셨다.

한번도 심심한 날이 없었다는 그는 오늘 하루도 돌돌돌 무슨 일을 벌일 생각을 하고 있을지... ㅎㅎ

keyword